실세금리와 은행금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지고 있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께만 하더라도 국고채 금리가 연8% 안팎을 유지했으나 이젠 연5%대 초반으로 낮아졌다.

1년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 8%는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1년 정기예금 이자로 5%대를 제시하는 은행마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국고채와 역마진을 이유로 더 낮추려는 태세다.

1억원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국고채를 샀을 때 1년뒤 세금을 제하고 손에 쥐는 이자가 고작 4백50만원이 채 안된다.

은행이자도 5백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어떻게 돈 굴릴지 난감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올 만하다.

이른바 초(超)저금리 시대다.

은행에 맡기자니 이자가 너무 적고 주식투자에 나서자니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재테크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아야=현명한 투자자는 기대수익률을 실세금리나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약간을 더한 수준으로 잡는다.

원리금을 확실히 받는 것을 선호하는 안전지향적 투자자는 연5~6%의 기대수익에 만족해야 한다.

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나서 주식투자자의 무용담을 들어봐야 소용없다.

위험을 감수할수 있다고 자부하는 투자자라도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성공했다고 자평할만하다.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들도 평균적으로 연간 10%의 수익을 올리면 대단한 펀드매니저로 추켜세워진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서 올릴 수 있는 수익이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앞지르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안전한 상품에도 금리차이는 있다=각 금융권별로 잘 찾아보면 안전하면서도 국채나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이 적지 않다.

투신사의 신탁형증권저축이나 상호신용금고의 정기예금이 대표적인 경우다.

투신사 신탁형증권저축은 확정금리상품이다.

투자자들 돈을 모아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지만 성과에 무관하게 연7.5~8.0%의 이자를 지급한다.

1년이상 가입할 경우 세금을 11.0%만 내면돼 절세효과도 노릴수 있다.

신용금고 정기예금은 현재 연8~9%의 이자수입이 가능하다.

신용금고의 정기예금도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된다.

신용금고가 파산하더라도 원리금 5천만원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해 준다.

다만 신용금고가 파산할 경우엔 돈이 묶이게 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보험사의 5년이상 장기저축보험은 아직까지 연7%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특히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수익을 원한다면 주식투자를=은행 금리에 도저히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에 도전해 볼만하다.

주식투자는 짧은 시기에 고수익을 노릴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현재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종합주가지수가 600 이하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위험도를 낮춰주고 있다.

대우 삼성 대신 LG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워낙 큰폭으로 떨어진데다 주식시장 자체의 사이클상 상승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상당수 전문가들이 추측한대로 올 연말이나 내년초께 경기 바닥을 다진다면 주가는 한발 앞서 큰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매수세와 저금리가 이어지고 경기바닥이 구체화된다면 우량금융주나 업종대표주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한단계 레벌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 자신이 직접투자를 하기 어렵다면 간접투자로 돌리는 것도 유망하다.

이달초부터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새로 선보여 간접투자의 선택폭도 넓어졌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한다면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에 자금을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와 증권사 파이낸셜플래너가 협의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이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다.

좀 멀리 내다보고 약간의 위험을 부담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 자산의 일부를 주식에 묻어둘 때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주식투자에 대한 비중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적당하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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