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래방도 브랜드시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귀국한 고광수씨(37).

2년간 어학연수를 끝내고 귀국했지만 나이 등으로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는 어려웠다.

뭔가 자신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던 중 고씨는 신문광고를 통해 "용가리 뮤직파크"를 알게 됐다.

심형래씨가 제작한 공상과학영화 "용가리" 덕분에 일반인들에게 용가리는 이미 친숙한 캐릭터여서 별 망설임없이 용가리 뮤직파크를 열기로 했다.

평범한 실내 인테리어의 노래방보다는 용가리 캐릭터 등으로 독특하게 꾸미고 승부를 걸면 손님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섰다.

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손님이나 젊은층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래방은 또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적게 들고 무알콜 음료 등의 부수입이 짭짤하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고씨는 1억2천만원을 투자해 동대문구 신설동에 용가리 뮤직파크 1호점을 열었다.

보증금4천만원,시설비(인테리어,소파 등)6천만원,노래방 기기 2천만원 등이 전부였다.

45평 규모로 방 9개를 갖추고 있다.

SF영화 용가리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공룡 괴물 우주비행선 등으로 실내 인테리어를 차별화해 마치 미지의 우주세계에 와 있는득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씨는 월 평균 8백만~1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관리비 인건비 월세 등을 빼고 월 평균 5백~7백만원을 손에 쥔다.

고씨는 "주변에 노래방이 5~6군데가 있지만 우리 가게만 찾는 단골들이 많다"며 "노래방도 차별화된 컨셉트로 고객들을 공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입시학원 주택가 사무실 등이 밀집한 곳에 위치해 있어 입시 스트레스로 지친 수험생들,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고객,직장인들이 주고객층이다.

고씨는 이들 고객들을 위해 용가리캐릭터를 배경으로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홍보 및 판촉활동을 강화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노래방내에 DDR기계까지 갖춰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용가리 뮤직파크의 체인점 본사인 "영구생각"은 지난해 2월 영구아트무비와 용가리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현재 서울 인천 원주 경주 등 전국에 30군데 가맹점이 영업중이며 올해 가맹점수를 1백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요즘 흔한 게 노래방이지만 용가리 캐릭터 등을 이용해 실내를 독특하게 꾸며 차별화했다"며 "기존 노래방을 운영하던 사업주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02)2299-2299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