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실력을 인정받던 남편 덕분에 별 어려움없이 생활하던 L씨.

그러나 남편이 회사부도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살길이 막막했다.

생업전선에 뛰어든 L씨가 택한 사업은 의류 수선업.

알고 지내던 집 근처의 의류수선점이 가게를 내놓은 데다 돈이 적게 든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가게 인수를 결정한 후 전 주인에게 기술을 익혔다.

가게 인수에 든 돈은 보증금 1천만원이 전부였다.

월세도 10만원밖에 안돼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초기에는 일에 익숙치 않아 고전했지만 6개월쯤 지나자 자신감도 생기고 주문도 늘어나 월 평균 1백50만원 정도 벌었다.

그러나 L씨의 수입은 생활비로는 크게 부족했다.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주문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다양한 수선정보나 새기술을 익힐만한 시간 여유도 없었다.

빠듯한 벌이로 힘들게 가사와 사업을 병행하던 L씨는 마침내 업종 전환을 고려했다.

주부 부업수준이라면 현재의 소득에 만족했겠지만 생계를 책임진 입장에서는 그 정도로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L씨는 창업컨설팅회사를 방문,업종 전환을 상담했다.

컨설팅회사는 L씨 가게 주변을 조사해 매물로 나온 커튼전문점 인수를 권했다.

L씨의 솜씨를 활용하고 기존 단골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투자비도 적게 든다는 게 추천 이유였다.

보증금 1천5백만원,월세 30만원에 커튼가게를 인수했다.

수선전문점을 운영하면서 터득한 재봉기술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까지 옆에서 방관하던 남편도 적극적으로 L씨를 도왔다.

L씨가 커튼을 만들면 남편이 고객의 집을 방문해 설치하는 일을 맡았다.

남편은 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와 친분을 쌓고 이사온 가정에 대한 정보를 얻어오기도 했다.

그런데 L씨가 커튼전문점을 인수한 지 얼마 안돼 근처에 대기업 홈인테리어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어렵게 확보한 단골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시 컨설팅업체의 문을 두들겼다.

컨설팅 회사는 고품격 중저가 전략을 취하도록 충고했으며 그 작전은 맞아 떨어졌다.

경쟁업체가 생기기 이전보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더 늘었다.

알뜰한 주부들이 대기업 대리점에서 먼저 커튼 디자인을 결정한 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씨 가게에 커튼 제작을 주문했던 것.

L씨는 요즘 남편의 의욕적 참여에 힘입어 홈인테리어 전문점으로 받돋움을 시도하고 있다.

L씨의 이같은 성공에는 무엇보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솜씨가 크게 작용했다.

의류수선점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밑바탕이 됐다.

컨설팅업체의 충고에 따라 취한 고품격 중저가 정책도 주효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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