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사는 고객에게 할부금융은 기본이고 주택자금까지 대준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추구하는 21세기 전략은 "토털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극대화한다"는 한마디로 집약된다.

제조업의 대명사격인 자동차회사가 "금융서비스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것.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요타 등 세계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금융,주택금융,신용카드 업무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그 자체로서 성장 잠재력이 막대할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연계될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GM은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에 자회사 GMAC(General Motors Acceptance Corp)를 통해 자동차 관련 금융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GM의 금융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GMAC의 사업영역은 소비자금융 도매금융 대출 리스 상업금융 보험 주택저당금융 등 모두 7가지에 이른다.

GMAC는 GM차 딜러나 부품공급업체,관계사,고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신의 경우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고 딜러를 통해 일괄적으로 지원하며,부품공급업체와 관계사에는 부동산 매입,기계장비 구입,운전자금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한다.

차량 유지관리,사고관리,연료관리 프로그램,등록 등 차와 관련된 모든 절차도 대행해주고 있다.

자동차 무상서비스에 대한 보증보험,개인보험,상업보험 등은 GMAC의 자회사인 GMACI가 시행한다.

금융자회사 GMAC가 GM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절대적이다.

지난 98년 GM의 순이익 29억6천만달러 가운데 3분의1이 GMAC에서 나왔다.

99년 GMAC는 매출액 1백40억달러,순이익 15억3천만달러를 올렸다.

직원수는 2만8천명.

GM은 최근 GMAC를 자산 담보부 대출과 팩토링 등 고도의 금융 기법이 필요한 여신 영업에 진출하는 등 종합 금융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GMAC를 통해 금융 대출 비즈니스의 새로운 영역을 찾아 사업 다각화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포드 역시 자회사 FMCC(Ford Motor Credit Company)가 소비자금융과 도매금융 서비스를 맡고 있다.

FMCC는 주로 포드차 딜러나 고객,리스업자에게 할부금융과 리스를 제공한다.

딜러에게는 시설확장,운전자금,부동산 매입에 필요한 대출 등을 해주고 있으며 고객에게는 자동차 관련 화재.도난.충돌보험과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유도한다.

FMCC는 99년 2백억달러의 매출에 12억6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경우 다임러크라이슬러서비스(debis) 크라이슬러파이낸셜컴퍼니(CFC) 메르세데스벤츠크레딧코퍼레이션(MBCC) 등 3개의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베를린에 있는 자회사 다임러크라이슬러서비스(debis)가 최근 정보기술(IT)사업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했다.

debis는 독일에서 신용카드와 개인저축사업으로 시작해 기반을 잡은 다음 미국 등 해외에서 투자은행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7월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TFS)"를 출범시켰다.

투신상품을 판매하는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증권(FS증권),판매금융과 신용카드 사업을 벌이는 도요타파이낸스,자산운용을 담당하는 도요타애셋매니지먼트 등 각종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금융지주회사격이다.

오는 4월에는 손해보험업에도 진출한다.

신용카드 발행에서 카드론,투자신탁 운용,보험판매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명실상부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도요타가 현재 금융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은 그룹전체(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약 5%.활발한 금융사업을 통해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 미국 GM의 20%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래서 도요타의 금융서비스는 철저히 "소비자 지향"으로 설계됐다.

도요타가 직접 발행할 신용카드 "TS 3"만 해도 그렇다.

이 카드 회원들은 도요타 "콜센터"에 전화만 하면 "24시간 로드서비스"에서 자산운용,보험판매까지 각종 생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도요타 고객은 승차감 뿐만 아니라 생활의 편리함까지 얻는다"는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서비스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자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3년후 5백만명의 TS 3 회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회원 확보가 도요타자동차의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를 갖게 됨은 물론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