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와 지표간 괴리 규명을 시도한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는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우리 경제가 어떻게 9%나 성장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체감 경제성장률은 4.8%에 불과했고,체감실업률 역시 정부 발표치인 4.1% 보다 높은 6.8%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이 취업자의 3.3%만 종사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에 의해 주도돼 국민 대다수는 이를 체감할 수 없었고, 지표 실업률은 고용 포기자 및 비정규직 근로자를 실업자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경제실상과 지표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은 수없이 있어 왔다.

그러나 그 때마다 정부에서는 통계가 그렇게 나오니 믿어 달라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

그 결과 국민들간에는 정부통계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있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삼성경제연구소의 체감지수는 통계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문제가 없지는 않다.

정보통신과 비정보통신을 나눠 종사자 비중을 가중치로 사용함으로써 체감성장률이 성장률 통계의 기본목적인 국내 총생산량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고용 포기자와 엄연히 취업중인 비정규직을 실업자에 포함하는 것도 문제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지표보다는 훨씬 피부에 와닿는다는 것이 이를 접한 상당수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자금난과 불투명한 경제전망에 따라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고,개인신용 불량자가 2백4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가계는 지난해 이자지출만 가처분소득의 12.7%인 43조원에 이를 정도로 빚더미에 앉아 있는 것이 작금의 경제현실이나 거시지표 어디에도 이런 실상은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바를 모두 통계에 반영하는 것은 통계기법상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체감과 지수간 괴리가 큰 상황에서 거시경제지표에 의존한 경제정책은 현실성과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통계당국은 불신해소는 물론이고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을 위해서 실상을 정확히 반영하는 통계개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책운영에 있어도 체감과 지표간 괴리가 큰 현상황에서는 거시경제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투자 및 소비전반에 걸친 경제주체들의 상황인식과 향후전망 등 심리상태를 특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