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구성 문제로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간 거리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JP가 이 총재에게 다가가 어깨를 주물러준 ''파격''을 계기로 두 사람간 관계가 본격적 해빙 국면에 접어든게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다.

사실 지난 한달여간 JP의 언급을 살펴보면 두 사람 관계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JP는 "독사만 독이 있는게 아니다"며 이 총재에게 독한 말을 퍼부었다.

''1.8 DJP회동'' 직후에는 "안기부예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이 총재의 속을 긁어 놓기도 했다.

그러다 이 총재가 자민련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면서부터 JP의 태도는 많이 달라졌다.

지난 1일 의원연찬회에서 JP는 "한나라당과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정책경쟁의 좋은 파트너로서 성숙한 정치를 함께 펼쳐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관계 개선의 기대를 보였다.

이후 이 총재가 정계 입문 5주년을 맞아 "지면서 이기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며 JP의 고언을 달게 받아들이자 JP가 친근감을 행동으로 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자민련 당직자들은 "안기부 예산의 총선자금 유입 수사와 의원 이적 사태, ''DJP 공조''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시각차가 워낙 커 두 사람간의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에서 다시 한번 ''킹 메이커'' 역할을 희망하는 JP와 대선 승리를 위해선 JP와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인 이 총재간 관계 진전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