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첫 독일변호사 박종선 레네테크 대표 ]

"독일 사법관시보 시험에 합격한뒤 환경청에서 행정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본 독일 정부의 환경보호정책에 큰 감동을 받아 환경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변호사 자격을 획득한 박종선(41)씨는 무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설비 제작 업체인 레네테크 대표이사로 나서게 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거래 및 M&A 등에 법률자문을 하는 변호사 일은 계속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컴퓨터관련 장비인 VDSL 생산업체인 사이버링크의 중국 진출을 자문했으며,조인트벤처를 통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국내 인터넷기업 A사의 해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레네테크는 수력 조력 풍력을 이용한 무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3천KW급 이하의 소수력 발전설비를 제작하는 벤처기업이다.

기존의 소수력발전소는 댐을 건설,물을 모아야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 제품은 물이 흐르는 곳에 발전설비를 갖다놓기만 하면 전기가 생산된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으로 설치가 편리하며 생태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수력발전소는 댐 건설때부터 환경을 파괴한다.

또 물을 떨어뜨려 발전을 하기 때문에 고기들이 죽어버린다.

레네테크의 제품은 물을 단계적으로 흘려보내 고기들이 산채로 하류로 내려갈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소수력발전은 화력 및 원자력 발전과 경쟁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이라며 "발전원가가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의 20~30%에 불과하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전남 대불공단내 7만평의 부지를 확보,공장을 건설중이며 4월부터 발전설비를 본격 생산한다.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이 발전설비에 큰 관심을 기울리고 있다.

자국의 전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는 주 전체의 하수처리장에 이 발전설비를 설치키로 했다.

하수처리를 하면서 전력도 얻겠다는 계산이다.

레네테크는 현재 조력 및 소수력 발전설비외에 수소연료를 이용한 발전설비에 대한 테스트를 올해안에 마치고 내년 하반기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꿈의 에너지인 수소연료 개발이 본격화되면 에너지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매출 목표를 7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내년에는 1백억원,2003년에는 4백억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84년 독일에 건너가 최고의 법학대학 가운데 하나인 프라이부르크대 법대를 졸업하고 독일 사법관시험 및 예비판사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독일의 유명 로펌인 벤더&파트너 소속변호사이며 국내에서는 동서법률사무소의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독일이 법의 선진국인만큼 변호사 되는 길은 꽤 험난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 대학의 법대는 모두 법무부가 관할하며 2년 재학중에 20% 이상이 탈락한다.

2년 과정을 마치면 사법관 시험을 치게되며 이를 통과한뒤 사법관시보(2~3년)를 거치면 예비판사 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예비판사 시험을 통과하면 그때부터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다.

매시험마다 응시자의 15~40%가 떨어진다.

정부가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는 얘기다.

박 변호사는 "법은 정치 경제 등 모든 사회 현상에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며 "법조인이나 경영인 모두가 법 테두리내에서 투명하게 활동할 때 그 나라는 선진국가로 진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02)3442-4320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