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NGO) 활동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NGO 활동은 대체로 여성단체에 쏠린 듯한 인상을 줬다.

여성단체 이외의 시민단체에서 중간 간부 이상의 지위에 올라 일하는 여성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까닭이다.

가정을 가진 여성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NGO 간부활동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간사 공채에서 응모자의 3분의 2가 여성이었을 정도다.

반면 남성의 경우 경제적 보상이 미미한 분야여서 그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수한 여성인력의 확보 여부가 향후 우리나라 NGO의 지속적인 발전을 좌우할 정도가 됐다.

NGO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여성대표들을 활동영역별로 구분해 살펴본다.

◇ 소비자운동 =정광모(72)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1978년부터 이 단체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위원장, 노사관계위원회 위원, 대한에이즈예방협회 회장 등도 겸임하고 있다.

김천주(68)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회장 겸 주부클럽 회장은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쳤고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윤자(73) 주부교실중앙회 회장은 11대와 13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여성정책심의위원회 위원과 한나라당 상임고문도 겸하고 있다.

김숙희(64)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1976년부터 YWCA연합회 이사직을 역임하는 등 YWCA 활동에 오랜 세월 참여했다.

1999년부터는 이 단체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 환경운동 =박영숙(69) 환경사회정책연구소장 겸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는 평화민주당 부총재와 제13대 국회위원을 지냈다.

박 대표는 유엔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공동대표와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 총재, 재단법인 한국여성기금 이사장,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제지역협력분과위 위원장 등도 겸임하고 있다.

박은경(55)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는 환경과문화 연구소장과 세계 YWCA 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두만강유역 환경보전사업과 서울시 생명의 나무 1천만그루 심기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상희(47) 여성민우회 대표는 한국여성민우회 조직국장과 사무국장을 거쳐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서울시 여성위원회 위원, 환경부 민간환경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 노동운동 =조화순(68) 목사는 1966년부터 20여년간 우리나라 노동운동에 결정적 공헌을 한 도시산업선교회에서 활동했다.

동일방직에 위장 취업해 여성 노동운동을 이끌었다.

현재는 강원도 평창 산돌교회 목사로 재직하면서 여성운동과 소비자운동을 펴고 있다.

이철순(47)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대표는 가톨릭 노동청년회 등 천주교 또는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노동운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외국인노동자 대책협의회 지도위원과 홍콩에 위치한 아시아 노동자 정보화 연구센터 동아시아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최상림(44) 전국여성노동조합위원장은 대학시절 섬유공단노동야학 활동 등을 해오다 1980년 이후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노동운동연구소와 의류생산자협동조합 옷누리를 창립했다.

조성혜(42)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은 현재 민주 개혁을 위한 인천시민연대 의정.시정 감시단장, 인천대학교 노동과학연구소 연구위원,부평구 자활후견기관장 등을 겸임하면서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을 펼치고 있다.

◇ 기타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을 교육.배출, 여성 NGO 활동의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아카데미 출신으로는 이정자 시민운동지원기금 상임이사, 이현숙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공동대표, 이숭리 여성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최순영 경기여성연대 공동대표,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등이 있다.

이효재 이화여대 교수는 이화여대에 사회학과를 개설, 30년간 교수를 지내면서 한국 여성학과 여성운동계의 어머니 역을 맡아왔다.

1990년부터 2년간 여성단체연합 대표 재임시에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부각시켜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 정치참여 분야에서는 손봉숙(57) 박사를 들 수 있다.

손 박사는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과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한국 여성정보원 원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이밖에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최승주 사무국장, 개발NGO 분야에서 일하는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사무국장, 불교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임효정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 사무처장 등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