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월중 소비자기대지수와 소비자평가지수가 7개월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는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한 것을 비롯 삼성경제연구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각각 급속히 식어가던 소비 심리와 체감 경기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1월에도 실물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시장의 안정 등에 힘입어 체감지표가 실물지표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심리의 회복은 소비회복→생산확대→판매증가→투자확대→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낳는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게 한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산업 생산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줄어드는 등 실물지표의 호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 섣불리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 소비심리 회복되나 =삼성경제연구소가 18일 발표한 ''2001년 1.4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소비자태도지수는 43.1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1.9포인트 올랐다.

소비자태도지수는 작년 1.4분기 59.6을 고비로 3분기 연속 내려가 41.2까지 떨어졌었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 현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심리의 급랭 추세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추정했다.

전경련이 업종별 매출액 기준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초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BSI는 83.0을 기록해 지난달 63.7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2월 BSI가 여전히 100 미만이지만 지난해 9월 105를 기록한 뒤 4개월간 계속됐던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이다.

◆ 낙관은 금물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1월에 소비자기대지수와 소비자평가지수가 오른 것은 작년 말 소비 심리가 비정상적으로 급랭했던게 어느정도 진전된 덕택이라는 것.

더구나 지난달 노동부가 상용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 4천2백90곳을 대상으로 올 1.4분기 근로자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67.2%(2천8백83곳)가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현재로선 실업률이 줄어들 별다른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2월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며 "이번 달 실업자수는 1백만명이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