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실업자 1백만명 시대가 다시 열렸다.

통계청은 1월중 실업자가 98만2천명에 달해 작년 3월(1백28만명)이후 다시 1백만명에 육박했다고 발표했으나 취업전선에선 이미 1백만명 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대학 문을 빠져나온 예비 취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달 실업자가 1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부모에 의존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눈앞에 닥치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만 해도15만-16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월은 졸업과 방학이라는 특수한 요인이 겹쳐 실업자가 늘어나는게 보통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보통 1월에는 겨울철 농림어업과.건설업 부문 취업자수가 줄어들고 졸업을 앞두거나 방학을 맞은재학생들의 구직활동이 증가하는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계절적 요인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경기침체가 계속 될 경우 실업자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늘어나는 실업자=2월 들어서도 실업자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우성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작년말부터 계속됐던 구조조정이 실업에 끼치는 효과가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연구소들은 실업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 1.4분기 실업률을 기존 4.5%에서 4.7%로 높일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실업률 5.2%,실업자수 1백11만명을 예상해 더 비관적이다.

<>젊은 층 실업문제 심각해=실업률을 나이별로 따져보면 청.장년층 실업률 상승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달 20대와 40대 실업률은 각각 7.8%,3.9%로 전달에 비해 0.7%포인트씩 높아져 전체 연령층 실업률 평균 상승폭(0.5%포인트)을 웃돌았다.

청년층(15~24세)실업률은 11.3%를 기록 작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올초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없어 20대 대졸자들을 애타게 하고있다.

노동부가 지난달 상용근로자 5명이상 사업체 4천2백90곳을 대상으로 올 1.4분기 근로자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의 67.2%가 올 1.4분기에 근로자 를 채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빠른 시일안에 회복될 가능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규 구직자들의 취업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때 주춤하던 장년층 실업률도 건설업 경기 부진,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올랐다.

<>효율적인 실업대책 절실=정부는 청년.장년 실업자수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교육을 시켜 IT분야의 심각한 인력부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박사는 "한국은 정규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가 강하다"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고 임금구조를 융통성있게 가져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성 선임연구원은 "정부와 민간 단체가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 구직시장(job market)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학력 수준이 낮은 근로자나 일용직.임시직 단순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강화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