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이 "코스닥50지수"편입종목중 서너개에 대해 한꺼번에 수십억어치의 매매주문을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실례로 지난 15일 D증권 B지점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큰손" 한사람은 장미디어등 5개 종목을 바스킷으로 묶어 일거에 95억원어치를 사들인 뒤 이중 76억원어치를 당일 처분했다.

그의 매매주문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렸음은 물론이다.

큰손들이 바스킷 거래에서 주로 손대는 종목은 새롬기술 장미디어 싸이버텍홀딩스 다음커뮤니케이션 리타워텍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메디다스 로커스 드림라인 등 대부분 "코스닥50 지수"에 편입된 주식이다.

데이트레이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며칠간 보유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전문가들은 큰손들의 이같은 매매패턴이 지난달 30일 개장된 코스닥50지수 선물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코스닥선물의 활성화에 대비하기 위한 ''연습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코스닥 선물시장의 유동성 부족에서 생겨난 이상매매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유형의 바스켓 거래=증권업협회는 코스닥 현·선물시장의 연계감리를 위해 지수선물 시장이 문을 연 지난달 30일부터 코스닥50 편입종목 대상의 바스켓 거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룻동안 코스닥50 편입종목 5개 이상의 주식을 매매한 계좌를 대상으로 자료를 축적중이다.

현·선물 거래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현·선물을 이용한 가격왜곡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이 과정에서 지난 2일 매우 특이한 매매패턴이 파악됐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외국계 증권사는 당시 소량이긴 하지만 코스닥50 전종목에 대해 사자주문을 냈다.

전체 매입규모는 5억원 가량.이 증권사는 이날 사들인 주식을 매입가격 수준에서 다시 전량 매각했다.

단순한 투자차원의 매매로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사례다.

코스닥50 편입종목중 서너개를 바스켓 형태로 묶어 사고파는 사례는 부쩍 늘었다.

하룻동안 7,8건이 체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S증권의 충청권 C지점에 계좌를 트고 있는 한 투자자는 한글과컴퓨터 등 코스닥 50종목 5개를 대상으로 40만주(55억원)를 사들였다가 되팔았다.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수,또는 매도하는 거래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하루에 코스닥50 편입종목을 5개 이상 거래한 규모는 선물시장이 열린 지난달 30일 1백3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 15일엔 6백20억원까지 늘어났다.

◇코스닥 선물시장 활성화 대비=투자자들이 코스닥50 편입종목 여러개를 한꺼번에 바스켓 방식으로 매매하는 이유는 무얼까.

일단 외국계 증권사의 특이 사례는 선물시장 활성화에 대비한 탐색전 정도로 추측된다.

증협 관계자는 "증권사를 통해 선물거래가 이뤄지는 3월부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레이닝 매매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프로그램 매매를 앞두고 시장 대표종목 여러개를 대상으로 주문을 냈을 때 어떻게 체결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선물시장 유동성 부족을 감안한 거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물가격은 코스닥50지수와 연계되는 만큼 편입종목 여러개를 사고 팔면 선물 매매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별종목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일부에선 코스닥50 편입종목 대상의 바스켓방식 거래가 투자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가수요 성격이 강한 만큼 해당 종목의 거래량도 투자지표로서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