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초일류호텔이다.

업계에서 유일무이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증시에선 ''식물인간''이 된지 오래다.

지난해 7월 액면가 밑으로 추락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호텔신라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은 이렇다할 장기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호텔에 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턱없이 낮은 것도 상승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ROE는 4%대로 15∼20%에 달하는 선진국 경쟁업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최근 4년 연속 무배당으로 주주들의 기대를 외면한 것도 미운털이 박힌 요인이다.

그러나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재도 많다.

실적과 재무구조가 꾸준히 향상되는 데다 영업환경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12.3% 증가한 4천5백58억원,순이익은 1백43% 늘어난 3백75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추정했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11.1%의 객실단가 인상 등으로 수익구조가 탄탄해질 공산이 크다.

환율상승과 내국인 면세품 구입한도가 1인당 4백달러에서 2천달러로 확대된 것도 호재다.

내년 월드컵축구대회도 수요확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재무안정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지난해말 평균 18%의 고금리 회사채를 상환,이자비용이 지난해 3백68억원에서 올해는 1백57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돌발변수가 없는 한 부채비율도 67.5%에서 48%대로 떨어질 것으로 LG증권은 분석했다.

LG증권 송계선 애널리스트는 "호텔신라는 월드컵 등 대형 국제행사에 따른 수요확대 등이 호재로 작용해 저가 소외주의 악명을 벗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결산에서 5년만에 5%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것도 호텔신라를 달리보게 한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