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사라졌던 화염병 시위가 다시 나타나 무척 걱정스럽다.

지난 20일 오후 대우자동차 노조원과 민주노총 산하 근로자 등이 참여한 부평역 광장 시위에서 수많은 화염병이 등장, 사람들이 다치고 경찰차량이 불타는 사태가 발생했다.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화염병 시위는 절대로 재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는 표면상으로 전날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대상 근로자들의 파업집회를 경찰이 강제 해산시킨데 따른 항의시위 과정에서 불거진 불상사라 설명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의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그동안 대우자동차의 경영진과 노조가 상당기간 협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채 정리해고와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대치하게 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우자동차의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우리경제의 부담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대우자동차 자체의 회생가능성도 희박해진다는 사실이다.

당장 채권금융기관의 신규자금지원이 없으면 공장이 멈추고 파산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통계수치를 들어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에만 채권금융단으로부터 1조9천억원에 가까운 신규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아직도 매달 1천억원 이상의 추가지원을 필요로 하는 ''돈 먹는 하마''로까지 불리고 있지 않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는 길만이 유일한 해법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물론 이번에 정리해고를 당한 근로자들의 충격과 고충은 아무리 이해한다 하더라도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인력감축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점 또한 근로자들 스스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우리는 확신한다.

따라서 이미 정리해고가 통보됐다고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노사 양측이 당면한 현실과 생존전략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갖는다면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노동계의 극단적인 투쟁은 대우자동차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해법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특히 화염병 시위는 진행중인 대우자동차의 매각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를 추락시킬 위험마저 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