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본격 나선다.

대규모 감원과 생산라인 폐쇄에 이어 경영시스템도 대폭 개편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그룹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자동차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위원회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크라이슬러 상용차부문 미쓰비시자동차 등 그룹 전반의 경영내용을 감독하고 총괄하는 최고간부회의다.

메르세데스벤츠 책임자인 위르겐 허버트,크라이슬러 사장인 다이터 제셰,상용차사업부 책임자인 엑하드 코데스,미쓰비시자동차 이사인 만프레드 시쇼프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내주초께 공식발표될 다임러의 경영체제 개편안은 사임압력에 시달리던 위르겐 슈렘프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차위원회가 가동되면 그룹의 의사결정과정이 정비되고 슈렘프 회장 주도의 구조조정이 가능해진다.

1998년과 지난해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자동차를 인수한뒤 합병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한가족 세살림''을 꾸려온 다임러가 기형적인 경영시스템을 청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관건은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경영실적이다.

작년 다임러는 크라이슬러의 대규모 적자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9% 감소한 52억유로(48억달러)에 그쳤다.

자동차 판매량도 2.6% 줄었다.

크라이슬러는 올해도 5억∼10억유로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영도 개선될 조짐이 없다.

오는 3월말 결산에서 2천억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임러는 지난달말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전체 인력의 20%에 달하는 2만6천명을 감원하고 6개 생산라인을 폐쇄키로 한 것.

미쓰비시도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같은 다임러의 구조조정 내용은 자동차업계 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임러는 또 플랫폼의 대폭적인 축소와 함께 벤츠의 엔진을 크라이슬러자동차에 장착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포드자동차의 글로벌마케팅부문 부사장인 제임스 쉬로더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키로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