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가 사무실 환경을 바꾸고 있다.

3~4년 전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 도입으로 촉발된 사무환경 혁신이 플렉서블 오피스(Flexible Office), 무선랜 오피스(Wireless LAN Office)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물리적인 사무실 공간이 없어지고 재택근무를 통한 "가상사무실"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플렉서블 오피스 =21일 오전 8시30분 서울 아셈타워 15층에 위치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무실.

이상헌 사장은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영업팀 직원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책상에 있는 전화를 자신의 번호로 착신되도록 조정한 후 스마트카드를 꺼내 컴퓨터에 꽂는다.

화면에는 어젯밤 이 사장이 검토하던 프로젝트 문건이 곧 떠오른다.

이 사장은 영업팀들과 프로젝트 얘기를 주고 받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 2일 아셈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플렉서블 오피스로 근무환경을 혁신했다.

이 회사의 3백30여명 직원중 회계 인사 부서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입사원부터 사장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리가 없다.

출근한 직원은 터미널을 통해 그날 그날 자신의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업무를 보기 위해 외부로 나갈 때는 해약을 하고 가면 된다.

자신의 서류나 물품은 별도의 사물함에 보관한다.

이런 시스템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제품인 신 클라이언트와 웹기술로 구현된 것이다.

이 회사는 사무실 책상마다 신 클라이언트인 "썬레이1"을 배치했다.

썬레이에 자신의 ID를 식별해 주는 스마트카드만 꽂으면 별도의 부팅과정 없이 서버에 자동으로 접속해 자신의 이전 작업상황 화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썬 직원들은 미국에 있는 본사에 가든, 아시아에 있는 홍콩 일본 사무실에 가든 스마트카드 하나면 자신의 사무실 작업환경과 동일하게 컴퓨터를 쓸 수 있다.

또 신 클라이언트가 없더라도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PC만 있으며 웹기반의 인트라넷(sun.net)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 할 수 있다.

이런 사무실 환경의 구축으로 썬은 전세계 1백여개 사무실에서 매년 7천2백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 무선랜 오피스 =여의도 굿모닝타워 14층에 있는 한국쓰리콤 사무실은 여느 사무실에 비해 깔끔하다.

컴퓨터마다 꽂여 있어야 하는 랜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11Mbps의 고속으로 데이터를 검색하고 업무를 처리한다.

노트북만 있으며 다른 사람의 자리든 회의실이든 사무실내 어디에서도 인터넷이나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일부터 자사의 무선 랜솔루션인 "에어커넥트"를 이용, 사무실환경을 바꿨다.

천장에 숨어 있는 AP(Access Point)가 직원들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 회사가 무선 랜을 이용해 50여명의 직원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데 들어간 AP 구입 비용은 1백50만원 정도.

유선 랜을 이용할 경우 스위치 가격만 3백만원에 달한다.

또 직원이 늘더라도 별도의 케이블공사 없이 랜카드만 지급해 주면 인터넷접속이 가능하다.

쓰리콤은 올 하반기에 22Mbps 속도의 무선 랜 장비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쓰리콤은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장비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고 더 빠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 김지숙 과장은 "자체개발한 11Mbps급 무선 랜 신제품을 먼저 설치해 보고 고객들에게 권해 보자는 생각으로 무선 랜 사무실을 구축했다"며 "비용 절감은 물론 직원들의 이동영역이 크게 확장돼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