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는 없을까.

매일 "신나는 영어공부 방법"을 고민하는 사이버 여성이 있다.

박현정(32) 펀글리시 이사가 그 주인공.대학 3학년 때부터 11년간 영어를 가르쳐온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황당하고 발칙하게" 영어를 교육하는 영어사이트 펀글리시(www.funglish.co.kr)에서 웹디렉터와 이사란 직함을 갖고 있다.

펀글리시는 20여명의 강사를 두고 오프라인 영어학원 "노토"도 운영중이다.

오프라인 학원의 실제 강사들이 온라인 강의제작에 직접 참여한다.

"많은 영어사이트는 영어를 진지하게만 접근하거나 팝송 따라하기 등 흥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재미 때문에 강의에 푹 빠져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력이 쌓이는 영어사이트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펀글리시는 진지함이 51%라면 재미가 49%를 차지하는 곳입니다."

연세대 영문학과(88학번)를 나온 박 이사는 노토 어학학원에서 7년간 영어를 가르치며 어학상담 교재연구 등 기획일을 도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1월부터 영어사이트 개설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현재 웹기획을 총괄하면서 인력채용 업무를 맡고 있다.

직원 선발기준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뽑는 것.직원중에는 만화작가나 밴드출신 등 독특한 캐릭터가 많다.

"직원과 강사들의 팀워크와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어야 훌륭한 콘텐츠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펀글리시 직원들은 매달 특별한 이벤트를 갖는다.

콘서트 영화감상 등은 기본이고 단체로 발레를 보거나 하드락카페에서 "미친듯이" 춤을 추기도 한다.

이런 기획거리를 마련하는 것도 박 이사 몫이다.

그가 기획하고 있는 "재밌는" 영어교육에는 모든 수단이 동원된다.

강사가 강의를 하다 "뽕짝"을 부르기도 하고 중간에 웃음 박수 등 효과음이 나오기도 한다.

강의 제목도 "김치발음에 빠다를 발라주마""처녀 둘의 저녁식사""식당을 삼키고 영어를 뱉어라" 식이다.

또 외국인의 말을 알아듣는 척 하는 오버걸,항상 우물쭈물하는 소심걸,영어를 못한다고 항상 입을 다물고 있는 내숭맨 등의 캐릭터는 "양념" 역할을 한다.

이런 흥미유발 요소 때문에 전체 회원중 20% 이상이 이 사이트를 매일 방문한다고 박 이사는 귀띔했다.

박 이사는 영어공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토익이다 하면 일단 두꺼운 책으로 시작하지만 자주 나오는 분야만을 따로 떼어내 공부하는 게 낫습니다.

예를 들어 식당 공항 우체국 등 상황에 걸맞는 영어표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거죠.토플이나 전문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만 잘 세운다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게 그리 먼 길은 아니랍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