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살고 있는 조모씨는 올해 환갑을 맞아 큰 아들이 보내준 제주도여행을 다녀왔다.

또 둘째 아들 덕에 친구들을 모아 놓고 근사한 음식도 먹었다.

하지만 조씨의 마음에 가장 오래도록 남아 있는 환갑선물은 막내딸이 신청해 준 원격진료서비스이다.

"메디빌(Medivill)"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 서비스를 통해 조씨는 매일매일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조그만 단말기를 통해 자신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면 이 자료를 토대로 담당 의사가 단말기나 웹화면을 통해 소견서를 보내온다.

아직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평소 술을 좋아해 혈압이 높다는 점이 늘 부담이었는데 이젠 한시름 놓은 셈이다.

분가한 막내딸이나 아들들이 인터넷상에서 측정결과를 확인하고 있다는 점도 든든하다.

고려정보통신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메디빌서비스"는 한 마디로 원격 건강관리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메디빌 단말기라고 불리는 생체정보 측정기 <>관제센터 <>담당의사 등 크게 세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고객이 집안에 비치된 단말기를 통해 혈압 맥박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농도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원격으로 측정하면 이 내용이 메디빌 서비스의 관제센터를 통해 담당의사에게 전달되고 담당의사는 이같은 검사결과를 보고 소견서를 작성,고객에게 단말기나 인터넷을 통해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소견서는 평일엔 24시간이내,휴일엔 48시간이내에 고객에게 보내진다.

올초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조씨는 "딸아이의 권유로 마지못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매일 단말기를 이용하는 것이 습관화됐다"며 "건강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전문 상담의가 제공하는 고혈압관리 프로그램과 다이어트 전문가의 운동프로그램 덕분에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금 임신 3개월째인 둘째 며느리에게도 이 서비스를 권유할 생각이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면 병원에 가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고려정보통신은 이같은 수요를 감안해 임산부를 위한 서비스는 따로 마련했다.

"메디빌 산후조리서비스"라고 이름 붙여진 시스템을 통해 출산전후의 산모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혈압 당뇨 요실금 등의 측정과 그에 따른 산부인과 전문의의 소견서를 제공하며 다이어트와 우울증 대처법 등 산후조리에 유익한 건강관리프로그램도 소개한다.

고려정보통신은 이밖에 혼자 생활하고 있는 노인이나 고혈압 당뇨 폐질환 등 만성 질병을 갖고 있는 고령자에 특화한 "실버케어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고려정보통신이 제공하는 "메디빌 서비스"을 이용하려면 우선 집이나 직장에 비치할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임대해야 한다.

이외에 서비스이용료로 월 3만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며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몇 가지 옵션 서비스를 덧붙일 수 있다.

고려정보통신은 최근 016 및 018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선건강관리서비스도 선보였다.

별도의 가입자 단말기에 생체신호감지센서를 부착,고객의 생체정보를 측정하고 체온 체중 식사량 등을 입력하면 원격지에 있는 전문의가 고객의 건강상태를 관리해 주는 것이다.

고려정보통신의 김재훈 부장은 "메디빌 서비스는 환자들의 치료보다는 보통사람들의 건강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의료법 개정을 통해 원격진료가 공식적인 진료행위로 인정받게 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