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이" 강산에(38)가 돌아왔다.

대마초 사건으로 팬 곁을 떠나야 했던 그가 2년만에 다시 무대에 선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소풍가자!"고 외친다.

따스한 봄기운이 그의 얼굴을 해맑게 만들었을까.

아무튼 "한국 록"의 자존심이었던 그가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강산에 소풍가자!"란 타이틀이 붙여진 이번 콘서트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열린다.

1992년 앨범 "라구요"로 데뷔한 강산에는 "에럴랄라" "삐딱하게" "태극기"등으로 한국적 록의 방향타를 잡은 가수.

"갇혀 있어서는 안될 그 무엇,고여 있기를 거부하는 자유로움이 진정한 록의 정신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록이 시끄러운 건 아닙니다.
강할 땐 강하고 부드러울 땐 부드럽게 자신의 영혼을 표현할 줄 알아야죠"

록음악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말이다.

물론 그도 이런 혜안을 거저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지난 97년부터 자신의 음악과 인생에 대해 자꾸만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꼭 풀어야 할 근본적 물음이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미국의 사막.

"황량한 사막 한복판에 나를 던지는 고행이었다고 할까요. 멍하니 사막을 뒹굴었죠.그러다 휑하니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 삶의 소중함이었습니다. 뻔한 얘기인 것 같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런 깨달음의 기쁨과 의미를 이해할 수 없죠"

결국 그는 3년에 걸쳐 정신적 방랑을 한 셈이다.

지난해 대마초 사건으로 구속,보석이란 고난을 겪기도 했지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통해 오히려 심적으로 건강해졌다고 한다.

이번 콘서트에 불우 청소년과 장애인,장애인시설 교사 등을 초대하고 수익의 일부를 사회복지 공동기금회에 기부하기로 한 것도 이때 기억들 때문이다.

이번 콘서트에서 강산에는 어쿠스틱 기타를 잡을 예정이다.

록음악의 근간이라 할 드럼을 빼는 파격도 시도한다.

대신 아프리카 타악기를 집어넣어 좀더 청명한 소리로 "언플러그드(unplugged)" 공연을 선보인다.

또 이 공연으로 라이브앨범을 내고 올 가을에 6집 새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02)785-566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