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극심한 정치불안과 10년간의 장기불황,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버블붕괴 후 최저치로 치닫고 있는 주가,그리고 기업들의 도산사태….

한때 세계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던 일본경제의 영광은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3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일본경제가 ''날개없이 추락 중''임을 확인시켰다.

이날 S&P는 정부 부채 증가,금융권의 막대한 부실채권,기업 구조조정 지연,정치불안 등을 이유로 엔화 및 외화표시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최상위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추기는 26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S&P의 이 조치로 일본 경제의 먹구름이 한층 짙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 증가는 물론 심리적 불안요인까지 가세,증시 및 외환시장 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장분석가 길레르모 에스트바네즈는 지적했다.

일본 경제불안은 ''일본발 아시아 및 세계경제 위기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하다.

구조조정 지연으로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3월 금융대란설''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작년 3·4분기(7~9월)에 마이너스 0.6%로 급락하고 곧 발표될 작년 4·4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마저 부진,지난 1월 4년만에 처음으로 9백53억엔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보다 25%나 많은 6백42조엔(약 5조6천억달러)로 미국정부의 부채보다 2조달러나 더 많다.

지난해 기업도산건수는 1만8천7백69건으로 99년보다 22%나 늘어났다.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1만3천엔선 언저리까지 추락,90년대초 버블붕괴후 최저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박영태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