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 첫 진출한 이래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올 2월까지 모두 4천1백91건에 1천6백45억달러의 수주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80년대 초에 있었던 제2차 석유파동 때는 우리나라 석유수입대금의 38%를 감당할 정도로 해외건설은 국민경제의 효자노릇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의 페낭대교,사우디의 주베일항 등 세계적으로 기념비적인 시설물의 건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계의 총체적 위기에 따른 수주급감과 수익성 악화로 ''건설한국''의 위상은 크게 추락하고 있다.

건설전문 잡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3%로 떨어져 미국(24.1%) 프랑스(13.2%) 영국(11.7%) 독일(10.5%) 일본(9.7%) 중국(5.1%)에 이어 7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점유율이 계속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에 있어 7위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 중국은 괄목할 만한 점유율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5년 이후 일본을 제치고 세계 건설시장 점유율 1위에 나선 이래 독주를 계속해 작년 시장점유율은 25%에 육박하고 있다.

97년까지 3%대의 시장점유율에 불과했던 중국도 5%를 넘어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했고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해외건설은 기술력을 앞세운 미국 유럽의 선진 건설업체와 중급기술과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등 후발주자 사이에서 경쟁력을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형국이다.

최경환 전문위원·經博 kgh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