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끝내 침몰하나] (2) '얼어붙은 소비심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통업체 ''다이에''의 고객상담실 직원들은 지난 24일 오후 내내 소비자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아침부터 열린 재고세일 때문이었다.
겨울철 의류와 생활잡화를 모두 90%씩 할인판매한 이 세일은 당초 28일까지 5일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국 2백78개 점포마다 고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2백50만여점의 세일상품은 낮 12시를 넘기기가 무섭게 동이 났고 세일은 이날 하루로 끝나고 말았다.
일본 경제를 엄습한 디플레(수요부진에 따른 물가하락) 신호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갑을 꽁꽁 닫은 소비자들은 다이에 세일 때처럼 초염가 상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면 눈길을 주지 않는다.
오그라든 일본인들의 소비심리는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샐러리맨 가구의 가계지출은 2000년중 월평균 34만9백77엔으로 전년대비 0.6%가 줄었다.
1998년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소비심리가 이러니 상품을 파는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 4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러니 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999년에 비해 0.7% 하락했다.
1999년에 이어 2년 연속 떨어진 것이며 하락폭으로는 1970년 이후 최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의 물가하락이 기술혁신 유통혁명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요부족 때문에 생긴 것인 데도 일본은행이 진단과 처방을 잘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물가하락과 경기현상을 너무 긍정적으로 보고 작년 8월 제로(0)금리 정책을 포기한 것이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디플레 싹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디플레 하의 일본경제는 물가가 내려가면 기업수익이 줄고 이는 근로자들의 소득감소와 기업들의 매출타격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마이너스(-)로 치닫는 악순환의 굴레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일본 재무성은 소비자물가가 옆걸음치거나 하향곡선을 계속 그릴 경우 2004년에는 ''1% 상승'' 때보다 1조7천억엔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부가 한햇동안 거둬들이는 주세(酒稅)와 맞먹는다.
세수결함은 재정적자를 부를 수밖에 없다.
일본은 2001회계연도 말의 국채발행잔고가 3백89조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회계 조세수입 7년반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위기적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를 물가하락과 소비부진을 막을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후가오 미쓰히로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은행이 시중자금 공급을 늘리고 제로금리로 다시 돌아가 소비심리를 북돋워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이날 아침부터 열린 재고세일 때문이었다.
겨울철 의류와 생활잡화를 모두 90%씩 할인판매한 이 세일은 당초 28일까지 5일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국 2백78개 점포마다 고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2백50만여점의 세일상품은 낮 12시를 넘기기가 무섭게 동이 났고 세일은 이날 하루로 끝나고 말았다.
일본 경제를 엄습한 디플레(수요부진에 따른 물가하락) 신호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갑을 꽁꽁 닫은 소비자들은 다이에 세일 때처럼 초염가 상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면 눈길을 주지 않는다.
오그라든 일본인들의 소비심리는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샐러리맨 가구의 가계지출은 2000년중 월평균 34만9백77엔으로 전년대비 0.6%가 줄었다.
1998년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소비심리가 이러니 상품을 파는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 4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러니 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999년에 비해 0.7% 하락했다.
1999년에 이어 2년 연속 떨어진 것이며 하락폭으로는 1970년 이후 최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의 물가하락이 기술혁신 유통혁명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요부족 때문에 생긴 것인 데도 일본은행이 진단과 처방을 잘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물가하락과 경기현상을 너무 긍정적으로 보고 작년 8월 제로(0)금리 정책을 포기한 것이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디플레 싹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디플레 하의 일본경제는 물가가 내려가면 기업수익이 줄고 이는 근로자들의 소득감소와 기업들의 매출타격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마이너스(-)로 치닫는 악순환의 굴레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일본 재무성은 소비자물가가 옆걸음치거나 하향곡선을 계속 그릴 경우 2004년에는 ''1% 상승'' 때보다 1조7천억엔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부가 한햇동안 거둬들이는 주세(酒稅)와 맞먹는다.
세수결함은 재정적자를 부를 수밖에 없다.
일본은 2001회계연도 말의 국채발행잔고가 3백89조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회계 조세수입 7년반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위기적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를 물가하락과 소비부진을 막을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후가오 미쓰히로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은행이 시중자금 공급을 늘리고 제로금리로 다시 돌아가 소비심리를 북돋워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