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여왕개미에 대한 봉사와 끈끈한 동료애로 집단생활을 영위하며 천적을 퇴치한다.
영역을 넓히기 위해 타 종족과 전쟁을 벌일때는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덤벼든다.
적이 전멸할 때까지 최후의 한마리까지 전투를 벌인다.
지구상의 생명체 가운데 이러한 전쟁을 치르는 종은 인간과 개미뿐이다.
일개미 사이의 서열관계와 생식능력이 사라진 여왕개미를 내다버리는 ''개미 고려장''은 봉건시대를 연상시킨다.
이처럼 인간과 닮은 꼴인 생태 때문에 개미는 그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나 ''앤츠'' ''벅스 라이프''와 같은 애니메이션으로도 곧잘 그려졌다.
EBS가 28일과 3월7일 방송하는 2부작 ''개미''(연출 문동현,오후 9시55분)는 소설과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개미사회를 생생한 화면으로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개미 자연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이 지난해 3월부터 경기도와 제주 일대에서 카메라에 담은 개미의 생태는 경이롭기까지하다.
개미들은 혼인비행을 통해 종족을 번식한다.
같은 여왕개미의 자식인 수캐미와 공주개미들은 봄이 오면 일개미들의 도움을 받으며 각자 혼인비행을 준비한다.
근친상간을 피하기 위해 따로 비행을 하는 것이다.
혼인비행에 성공할 확률은 5백분의 1.
억세게 운좋은 공주개미만이 처녀비행에 성공해 여왕개미가 될 수 있다.
여왕개미는 평생 10만개의 알을 낳으며 자신의 왕국을 건설해간다.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인간은 소를 잡아먹는 대신 키워서 노동력과 유제품을 얻어냈다.
개미는 진디를 목축한다.
진디를 잡아먹는 것보다 키워서 진딧물을 받아먹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개미는 진디가 단물을 주는 한 잡아먹지 않을 뿐 아니라 천적들로부터 보호까지 해주며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이밖에 다큐멘터리는 주름개미 집단끼리의 치열한 전쟁과 일개미 1호의 탄생과정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빠른 전개와 개미의 분주한 움직임을 잘 고려한 배경음악으로 극적 긴장감도 잘 살려냈다.
음악은 드라마 ''허준''의 배경음악을 작곡했던 임세현씨가 맡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