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가 ''핫코일 핸디캡''을 딛고 자동차용 냉연강판 전문업체로 뿌리내릴 것인가.

현대가 지난달 회사이름 변경과 함께 ''자동차 강판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 전남 율촌 공장을 공개했다.

순천시 소재 13만5천평(예정 총면적 25만평)의 부지에 연산 1백80만t의 냉간압연제품 설비를 갖춘 공장은 지난 99년 2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지 2년여만에 완전 가동에 들어갈 정도로 빠르게 안정돼가고 있다.

총 1조3천7백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의 올해 생산계획 물량은 1백84만t.

생산능력의 1백2.2%를 가동한다는 얘기다.

공장 가동 첫해 92만9천t(가동률 51.6%),지난해에는 1백58만t(가동률 87.8%)을 생산한 것에 비춰 빠른 진도다.

이중 65%가 넘는 1백20만t의 냉연강판을 자동차용으로 만들어낼 예정이다.

현대측은 열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능력(연산 1백20만t)을 자랑하는 연속소둔설비(CAL)를 비롯 용융아연도금(CGL)·전기아연도금(EGL)·착색도장(CCL) 등 부문별로 최신식 첨단 자동화설비와 정예 기술인력을 겸비한 것으로 자부한다.

남궁성 부사장은 "투입 원자재 대비 제품생산량을 재는 실(實)수율이 냉연강판(CR)의 경우 지난해 95.4%로 국내외 경쟁사들 못지않았다"며 "세계 수준의 생산 효율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강판의 주요 사용처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통보해 온 강판품질 만족도 조사 결과도 관계자들을 고무시켰다.

작년 1·4분기 0.26%에 달했던 불만율이 4·4분기에는 0.04%로 뚝 떨어진 것.

전규철 생산지원담당 이사는 "작년말 포괄적 제휴를 맺은 일본 가와사키제철의 기술 지원을 받아 아직 국산화되지 못한 자동차 외판용 고선영 GA강판 개발에 착수하는 등 고부가품목 생산에도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의 남은 과제는 원재료인 핫코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다.

국내 유일의 핫코일 생산업체인 포항제철이 "자동차강판 분야에서 경쟁사인 현대에 원료를 내줄 수는 없다"고 버티고 있어 전량을 일본 중국 러시아 남아공 등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자동차용 냉연산업을 특정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포철은 경쟁체제를 통해 국내 냉연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킨다는 대승적 차원에 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