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는 3㎜ 이상,무게는 10g 이상 줄일 것.대신 폭은 3㎜까지 늘려도 됨''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애니콜 듀얼폴더를 겨냥해 지난해 5월 출시한 ''싸이언 사이버 폴더''의 설계 ''가이드 라인''이다.

이 제품을 기획한 LG전자 디지털 디자인 연구소의 이철배 선임연구원은 "상의 호주머니에 넣어도 표시가 나지 않고 목에 걸고 다녀도 무게가 부담을 주지 않도록 컨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듀얼폴더보다 두께는 3.2㎜,무게는 12g 줄인 싸이언은 지난달까지 1백20만대가 팔렸다.

전체 휴대폰 시장규모 8백만대중 단일모델로 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애니콜 듀얼폴더를 추격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의 ''1㎜와의 전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두 회사의 디자인팀은 소비자의 감성과 취향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경단박소''의 극치에 도전하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글로벌마케팅실내에 산업디자인 인력만 2백명이 넘는 디자인 경영센터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센스의 경우 휴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두께가 2㎝를 넘지 못하도록 디자인팀에서 제시한 ''상한선''에 맞춰 제작됐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모니터인 ''싱크마스터''도 투박한 모니터의 개념을 깨뜨린 기획 디자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국제적인 산업디자인전인 독일 ''IF 디자인공모전''에서 디지털 카메라 등 11개 제품이 우수제품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LG전자도 디지털 디자인 연구소에 소속된 2백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산업디자인 전문가는 물론 감성공학과 신체공학 전문가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 분석가 등 다양한 전문인력들로 구성돼있다.

LG는 특히 모든 디지털 제품은 ''DCR(Design Creative Report)''방식으로 개발토록 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을 끝낸 상태에서 제품기획을 마치고 연구개발파트가 이를 ''기술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