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종합지수는 뉴욕증시 상승을 타고 가볍게 590선을 넘어 출발했다. 하지만 20일 평균선 돌파에 실패하자 경계매물이 출회되며 오름폭이 제한됐다.
오후 들어 외국인의 집중적인 선물매도로 인한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약세로 돌아섰고, 아시아 증시와 나스닥선물지수 하락, 기대했던 연기금이 유입되지 않은데 따른 실망감이 겹치면서 580선을 아래로 뚫었다.
"지난 금요일부터 차오른 미 금리인하 기대감이 소진된데다 연기금 자금이 유입되지 않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고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설명했다.
강보성 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을 확인하고 가자는 관망세가 팽배했다"며 "상승 모멘텀을 얻기도 쉽지 않겠지만 연기금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 56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덕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과장도 "국내 요인이 노출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뉴욕증시에 연동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시간으로 27일 소비자신뢰지수 발표와 28일 그린스펀의 하원발언이 나온 후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77.57을 기록, 전날보다 7.75포인트, 1.32%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3.13포인트, 3.85% 하락한 78.12에 장을 마쳤다.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1.10포인트, 1.49% 내려 72.50을 기록했고, 코스닥선물 3월물은 88.50에 머물며 2.95포인트, 3.23% 내렸다.
외국인은 닷새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서 609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주가지수 선물을 3,149계약 이상 순매도 프로그램 매물 1,183억원 출회를 주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272억원과 78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물매수 외국인과 선물매도 외국인이 동일한 주체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미국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이날 외국인 매수에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장초반 상승을 주도했던 은행, 증권 등 금융주는 일본과 대만 증시에서 은행주가 폭락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해 지수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램버스D램 공급에 대한 제휴를 발표했지만 반등에 실패, 1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4억7,576만주와 2조388억원으로 전날보다 다소 늘었고 코스닥보다 많았지만 대우중공업이 8,000만주 가까이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거래량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32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포함, 254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2개 포함 556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시장은 주도주가 부각되지 못한 가운데 하루종일 거래소와 연동된 모습을 보였다.
오후들어 80선 돌파에 실패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과 개인이 이틀째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각각 32억원과 7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67억원을 순매도했다.
휴맥스와 기업은행이 강보합권에 머물렀을 뿐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한통프리텔이 3만원대로 내려간 것을 비롯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지수비중이 높은 대형통신주와 다음, 새롬기술 등 인터넷관련주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쌈지, 젠네트웍스, 예당 등 전날 장을 주도했던 신규등록 종목도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다.
신라섬유, 무림제지, 서울시스템 등 개별종목이 24개 상한가에 올랐고 109개 종목이 상승했지만 하락종목이 475개에 달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