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29일 개항예정인 인천국제공항에서 달릴 새 항공기 급유차 전량을 한 벤처기업이 수주했다.

가나공항산업(대표 황선건.43)이 아시아나항공이 발주한 18대의 급유차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항공기 급유차는 분당 6백갤런의 고속으로 연료를 넣기때문에 정전기 방지 압력조절 등 안전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 첨단 특장차.

황선건(43)사장이 1997년 이 급유차를 국산화하기 전까지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국에서만 생산해왔다.

이번 인천국제공항 입찰에서 외산을 따돌려 내수시장에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에서도 교체수요가 생길때는 이 회사의 급유차를 먼저 찾는다.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으로 저희 급유차를 사준 게 힘이 됐습니다"

1997년 8월 직원 10명에 불과했던 소기업의 기술력을 믿고 발주해준 아시아나에 황 사장은 평생 애프터서비스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가 성공벤처인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학생운동으로 두차례 투옥을 거친 뒤 부산 광복동에서 좌판을 깔고 책을 팔던 일,대우자동차에서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던 때,순천의 중학교에서 기술을 가르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백묵을 놓은 것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였다.

대우차 시절 관심있게 지켜본 특장차를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황 사장은 한국에서 중소제조업을 하는 것은 투쟁이라고 말한다.

중견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살수차 등을 공급하며 받은 어음이 그의 목줄을 죈게 한두번이 아니다.

"주문자상표로 납품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뒤 일거리를 찾기위해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무슨 기술로 승부를 걸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던 1996년 2월 그에게 일생의 전환점이 될 순간이 찾아왔다.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첨단항공장비를 보며 "내 일생 할일은 저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밤낮을 잊고 항공기 급유차를 개발했다.

"모 대기업 부장이 전화를 해서 주문자 상표로 납품하라고 반협박을 하더군요" 굴욕적인 얘기까지 들었지만 도전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그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오히려 성능을 높이고도 가격은 올리지 않는 고집스러움으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황 사장이 개발한 항공기용 급유차는 해외공항에서도 달리기 시작했다.

몽골 이라크에 이어 올해엔 이집트와 터키에 군수용으로 수출키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다.

항공산업 전진기지인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시장도 노크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매출도 99년 16억원,2000년 42억원에 이어 올해엔 1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있다.

"기업인은 이익창출이 기본이지만 사회적 책임도 져야합니다" 그가 협력업체에는 1백% 현금결제를 해주고 기술자료를 공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북한이 땅을 무상 임대해준다면 평양 순안공항의 노후화된 민수용 급유차를 교체해주고 인근에 수출공장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032)678-6655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