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경쟁력위원회의 보고서는 최근 10여년간 미국경제가 장기호황을 누렸던 것은 자금과 노동력이 풍부한데다 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정보기술(IT)이 원동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의 잠재력을 약화시킬수 있는 문제들이 생겨난데다 국제화.정보화에 힘입어 많은 국가가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혁신(이노베이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미국의 내재된 약점=호황에 가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의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문제들이 생겨났다.

빈부격차가 커진 점이 그 하나다.

지난 20년간 40%에 달하는 미국 가정의 실질소득이 줄었다.

연구개발(R&D)도 부진했다.

90년대 후반에는 R&D 투자가 늘긴 했지만 예전의 호황기에 비하면 현저히 미흡했다.

국방분야 R&D 투자가 줄어들면서 엔지니어링 물리학 등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다른 선진국들과는 반대로 미국에서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 가운데 엔지니어링 물리학 수학 등을 전공한 사람의 비중이 축소됐다.

저축 부진도 문제다.

지난 15년간 국내 저축은 국내 투자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저축은 1929년 대공황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족분은 외국에서 유입된 돈으로 메워야 했다.

투자에서 외국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년 20%에 달했다.

문제는 미래에도 외자가 유입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리더십에 대한 도전=지난날 미국이 지배했던 분야에 대다수 선진국과 일부 개도국이 뛰어들고 있다.

과학 엔지니어링 분야 대졸자는 미국 밖에서는 늘어난 반면 미국에서는 줄었다.

IT 선점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

IT는 미국이 90년대 장기 호황을 누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는데 지금은 많은 국가가 IT에 과감히 투자하며 미국을 뒤쫓고 있다.

미국 밖에서 R&D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개도국의 경우 R&D 투자 증가율이 매우 높다.

지난 85∼98년 중 연평균 R&D 투자 증가율이 미국의 경우 6%선에 머문 반면 한국과 싱가포르는 20%를 넘었다.

한국의 경우 국내총생산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일본 독일 등과 견줄 만큼 급격히 커졌다.

◇경쟁 우위 유지 위한 혁신=미국이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동안 기초과학 투자는 정부가 주도했는데 전체 투자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년 46%에서 99년 27%로 위축됐다.

R&D 투자의 불균형도 시정해야 한다.

90년대 중 생명과학과 컴퓨터공학에 대한 투자는 급증했으나 기초과학 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혁신을 주도할 근로자들의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학과 과학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미국 고등학생의 수학·과학 실력은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에 비해 월등히 뒤진다.

수학 과학을 가르칠 교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노동력 감소에도 대비해야 한다.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1%를 차지하게 된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모든 국민이 일자리를 갖도록 도와 주고 근로자가 직장에 머무는 기간을 늘려줘야 한다.

정리=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