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뢰지수가 약 5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미 경제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렌스 린지 미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은 경기급랭을 경고하고 나섰다.

린지 보좌관은 27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당수 주요경기지표들이 작년 9월이나 10월께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미경제가 ''급격히''(quite dramatically)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성장잠재력이 있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입장과 거리가 먼 것으로 전문가들은 행정부의 감세방침 명분을 보다 분명히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주요 경기지표들은 악화되고 있어 미 경제의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악화되는 경기지표들=민간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보다 8.9포인트 떨어진 106.8을 기록했다.

이는 1996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6개월간 경기를 그만큼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월중 내구재 공장주문도 19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내구재 주문은 항공기와 전자제품 수요가 격감해 전월보다 6% 감소한 2천20억달러에 그쳤다.

1999년 6월(1천9백71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지막 불꽃의 부동산시장=경기둔화 속에서도 뉴욕 부동산시장은 아직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뉴욕 맨해튼의 명물인 록펠러센터가 18억5천만달러에 시카고의 크라운가(家)에 팔렸다.

맨해튼 남단의 1백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도 장기임대 형식으로 민간회사에 넘어간다.

세계무역센터의 소유주인 뉴욕·뉴저지주 항만청은 최근 보네이도부동산신탁과 부동산 단일가로는 최고치인 32억5천만달러에 99년 임대 가계약을 체결했다.

시티그룹센터도 조만간 7억2천5백만달러에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부동산시장의 활기를 ''경기호황의 끝물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초고층건물의 매각은 경기가 꼭지에 달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는 경기침체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신동열·박영태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