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황 교수의 부소장직 사퇴를 계기로 파문의 조기진화를 시도했으나,한나라당은 "색깔론"을 제기하며 전방위 공세를 계속했다.
◇여야 공방=한나라당은 황 교수가 현정권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발언은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보고 "현정권의 정체성을 스스로 밝히라"며 공세를 폈다.
이회창 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대동아 전쟁발언에 이은 황 교수의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정권핵심 실세들의 역사적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여권 핵심을 겨냥했다.
권철현 대변인도 "황 교수는 정권출범과 함께 대통령의 사상적 편린을 만들고 전달하는 중요한 사람"이라며 "이 나라를 온통 북한에 갖다 바쳐 공산화시키려는 게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맹공을 가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두차례 승용차 단독요담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당과 무관한 학자 개인의 ''돌출발언''을 정치공세에 악용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색깔시비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저의가 뭐냐"고 역공을 취했다.
김영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회창 총재는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현정부의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그 기조하에 진행되고 있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편가르기를 일삼는 작태에 경악한다"고 공격했다.
김 대변인은 "학자 개인의 견해를 문제삼아 ''대통령 사상의 편린''운운하는 등 불필요한 색깔논쟁을 유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정치공세의 중단을 촉구했다.
◇황 교수 사퇴=황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유감을 표시한후 부소장직 사의의 뜻을 전했고,민주당은 이를 즉각 수리했다.
황 교수는 "물러나지 않으려 했으나 부소장직을 갖고 내 발언을 왜곡한 자민련과 모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면 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사퇴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언취지는 전범재판을 통해 김일성과 전쟁결정자들이 먼저 책임을 지고 김정일 위원장은 도의적 책임에 따라 사과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사실관계와 국제법에 무지한 의견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