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출범 3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과제는 시급히 시장기능을 복원하고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정한영 박사는 "1998∼2000년 3년간 연평균 4.4% 성장하는 등 아시아 외환위기국에 비해 빠르게 경제가 회복됐다"며 "앞으로는 성장의 질을 높이는 쪽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기능의 회복=지난 3년간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비상시기였다.

따라서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금융기관 부실처리 과정에서 9개은행이 사실상 국유화됐으며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기피,신용경색 현상이 지속되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민간기업 회사채를 사주는 등 사실상 신용배분에까지 간여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경제가 어느정도 제 궤도에 오른 이제 시장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시장이 제 힘을 발휘하려면 정부가 게임(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게임이 잘 이뤄지도록(시장이 잘 돌아가도록) 심판 역할을 하는데 그쳐야 한다.

강력한 금융감독체제를 구축,기업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이 스스로의 기준과 판단 아래 기업 경영을 감시하고 부실기업은 상시 퇴출하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

?시급한 성장잠재력 확충=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그동안 구조조정은 과거부실을 정리하는 게 주목적이었지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는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부문간 균형발전=산업간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전통산업도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섬유 등 경공업의 경우 기술개발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설업은 부실기업 퇴출 등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