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기둔화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업들의 재고조정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1월 금리 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계속 만족스럽지 못한 방향으로 엇나가고 있다"

28일 하원청문회에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한 발언들이다.

불과 보름전인 지난 13일 상원청문회 때에 비해 발언의 색채가 한층 어두워졌다.

그는 또 "앞으로 소비자 신뢰 변화를 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그린스펀의 발언을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며 따라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신호"(컨설팅업체인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로 풀이했다.

◇금리인하 전망=그린스펀은 이날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미국의 성장잠재력이 높아졌지만 현재 경제상황은 이 수준에 훨씬 못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낙관할만한 경제지표는 거의 없었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4·4분기 GDP성장률도 1.1%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내구재 주문도 6%나 내려섰으며 신규 주택매매는 10.9%나 급감했다.

그러나 인플레 불안감은 한풀 가라앉았다.

지난해 4·4분기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 상승률은 1.9%로 3·4분기(1.8%)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됐다.

그러나 1일 발표된 2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가 41.9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올라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

제조업경기를 반영하는 NAPM짓가 반등한 것은 1년만의 일이다.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그린스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때 금리를 결정하는 편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 때문에 정례회의가 열리는 오는 20일 이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기둔화 우려가 더 짙어졌다는 점을 들어 20일 0.5%포인트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소비심리=앞으로 금리가 몇번에 걸쳐 얼마나 인하될지는 소비심리에 달려 있다.

소비 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경기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28일 컨퍼런스보드는 소비자신뢰도가 5개월 연속 하락해 4년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가지 희망적인 내용은 올들어 판매가 완전히 냉각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예상을 웃도는 0.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 소비지출도 4개월만의 최대폭인 0.7% 올라 소비가 냉각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