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재고동향을 감안할 때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사이클의 최저 국면(경기수축기)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향후 국내외 수요가 회복될 경우 과거보다 빠르게 V자형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1일 ''최근 재고변동의 특징 및 시사점''이란 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는 판매가 안돼 재고가 쌓이는 국면(경기후퇴기)을 지나 기업들이 생산을 줄여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경기수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보통신분야의 경우 이미 지난 4.4분기부터 조정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98년 3분기∼99년 1분기는 수요가 늘어 재고는 감소하고 출하가 증가하는 경기회복기△99년 2분기∼2000년 1분기는 수요의 추가확대에 대비해 기업들이 재고와 출하를 모두 늘리는 경기확장기였다.

또 △2000년 2분기 이후부터는 수요감소에 따라 출하가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가 늘어나는 경기후퇴국면이었다.

한은은 또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재고관리 방식도 크게 달라져 과거와 달리 수요의 작은 변화에도 경기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외환위기 전에 비해 적정재고 수준을 제조업은 10~50%,유통업은 15~30% 줄여 관리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 전반의 디지털화에 따라 재고를 많이 비축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재고수준이 낮을 때는 국내외 수요가 살아날 경우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