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앞으로 3년 안에 획기적인 구조개혁을 재추진하지 않으면 경제 위기에 또다시 봉착할 것이다"

미국 유력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 딘 위터(MSDW)가 최근 펴낸 ''한국은 제2의 일본이 될 수 없다(Another Japan?)''는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기업경쟁력 및 수익구조 개선 한계 △기업의 만성적인 유동성 위기 △금리하락 속 경기 둔화 △증시 침체 등으로 일본과 유사한 불황의 길에 들어섰지만 "일본처럼 10여년간 버텨낼 정도로 경제기반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2003년에는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이 보고서에서 MSDW는 "(근본적인 개혁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가면 오는 2008년에는 한국의 공공부문 부채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60%선에 육박해 지탱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수출은 일본과는 달리 가격 조건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인 데다 기업들이 단기간에 브랜드 파워나 기술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해서 부채를 대폭 줄여 나갈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경기의 침체로 기업들이 새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장기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가 은행을 동원한 채권인수, 회사채 만기연장 등으로 기업유동성을 지탱해 나가는 상황이 오래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모건 스탠리 보고서는 이어 저금리상황이 오래 갈 경우 해외의 높은 수익률을 노린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2년새 60조원(GDP의 12%) 규모의 회사채를 은행 채무로 차환한 금융기관들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60조원의 회사채를 추가로 부담할 수 있을지도 극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일본의 4배에 달하고 있어 한국 정부는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원화 약세를 유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블 붕괴 이후 치솟았던 실질 금리도 지속적으로 낮아져 올 연말에는 3개월물 CD(기업어음)의 실질 금리가 2.5%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