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김주영 중단편전집..권력층 허위 고발...민중 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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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소설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주 고급스러우면서도 난해하며 한 세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새로운 의미의 순수 문학과 과거 대본소에서나 빌려보았던 저급의 대중 문학이 양립해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문이당에서 새로 발간된 김주영 중단편전집을 읽어보면 과거 1970,1980년대에는 순수 문학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소설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김주영의 소설이 재미있으면서도 시대적 상황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김주영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도둑견습''은 첫 대목이 ''그 돼먹잖은 의붓아버지란 작자는,초저녁부터 어머니와 흘레붙기를 잘 하였습니다''이다.
성(性)은 동서고금 누구나 관심 있어 하는 것.
소설에서는 이 성(性)을 어떻게 천박하지 않게 드러내느냐 하는 것도 관건 중의 하나다.
고물 수집상인 이 주인공 소년의 의붓아버지는 여름철 풀먹인 홑이불을 덮고 자다가 어머니와 그 짓을 잘 했는데 한참 행위 중에 어머니는 "여봇,좋지 그지? 기분 좋지? 대답혀"라고 남편을 재촉했던 것이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자던 소년은 칼칼한 홑이불에 목이 쓸려 견디다 못해,"이 새캬,기분 좋다고 칵 뱉아뿌러.내 모가지 작살내고 말텨?"라고 능청스럽게 말하고 있다.
이런 것을 일컬어 우리는 해학이라고 말해 왔다.
문제는 이 김주영의 해학이 단순한 성적 호기심이나 흥밋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주영의 해학은 당시 막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도시 빈민층의 주변부적인 삶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다.
김주영의 소설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단어는 동양적 의미의 의리(義理)다.
김주영의 대하 장편 소설 ''객주''나 ''활빈도''도 그러하지만 이미 초기 단편 소설에서도 억압받는 자에 대한 애정과 반대 부류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이원 구도 속에서 소외 계층 및 서민층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의 분노를 표출한다.
이처럼 김주영은 초기작부터 의리 이데올로기를 내세움으로써 장차 그의 문학이 동양적 전통의 웅자(雄姿)한 남성 문학으로 확고하게 자라날 기초를 다져 놓았다.
가진 자와 권력있는 자들의 위선과 허욕을 토악질하며 기층민중을 참사랑으로 껴안는 소설,그것이 김주영 중단편 소설의 핵심이다.
문학평론가 하응백
아주 고급스러우면서도 난해하며 한 세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새로운 의미의 순수 문학과 과거 대본소에서나 빌려보았던 저급의 대중 문학이 양립해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문이당에서 새로 발간된 김주영 중단편전집을 읽어보면 과거 1970,1980년대에는 순수 문학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소설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김주영의 소설이 재미있으면서도 시대적 상황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김주영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도둑견습''은 첫 대목이 ''그 돼먹잖은 의붓아버지란 작자는,초저녁부터 어머니와 흘레붙기를 잘 하였습니다''이다.
성(性)은 동서고금 누구나 관심 있어 하는 것.
소설에서는 이 성(性)을 어떻게 천박하지 않게 드러내느냐 하는 것도 관건 중의 하나다.
고물 수집상인 이 주인공 소년의 의붓아버지는 여름철 풀먹인 홑이불을 덮고 자다가 어머니와 그 짓을 잘 했는데 한참 행위 중에 어머니는 "여봇,좋지 그지? 기분 좋지? 대답혀"라고 남편을 재촉했던 것이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자던 소년은 칼칼한 홑이불에 목이 쓸려 견디다 못해,"이 새캬,기분 좋다고 칵 뱉아뿌러.내 모가지 작살내고 말텨?"라고 능청스럽게 말하고 있다.
이런 것을 일컬어 우리는 해학이라고 말해 왔다.
문제는 이 김주영의 해학이 단순한 성적 호기심이나 흥밋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주영의 해학은 당시 막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도시 빈민층의 주변부적인 삶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다.
김주영의 소설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단어는 동양적 의미의 의리(義理)다.
김주영의 대하 장편 소설 ''객주''나 ''활빈도''도 그러하지만 이미 초기 단편 소설에서도 억압받는 자에 대한 애정과 반대 부류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이원 구도 속에서 소외 계층 및 서민층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의 분노를 표출한다.
이처럼 김주영은 초기작부터 의리 이데올로기를 내세움으로써 장차 그의 문학이 동양적 전통의 웅자(雄姿)한 남성 문학으로 확고하게 자라날 기초를 다져 놓았다.
가진 자와 권력있는 자들의 위선과 허욕을 토악질하며 기층민중을 참사랑으로 껴안는 소설,그것이 김주영 중단편 소설의 핵심이다.
문학평론가 하응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