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경영] (8) '지적자산으로서의 디자인' .. 김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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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세 < 이노디자인/DesignAtoZ.com 대표 >
정보사회의 도래와 지식경제로의 진입은 정보와 지식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보는 단순히 떠도는 소문이나 불필요한 자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도 학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학식과는 구별된다.
끊임없이 발생되는 새로운 문제와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나갈 능력으로서의 정보와 지식이며 당연히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디자인은 기업이나 국가의 중요한 지적자산중의 하나다.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외관이나 기능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혁신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집단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톰 피터스가 디자인을 일컬어 "21세기 기업이나 국가의 핵심역량"이라고 주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디자인이 재산이라는 의식이 결코 뿌리깊게 파급되지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적재산의 중요성은 들어서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디자인이 기업의 "재산"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유조차 불분명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불분명하기 때문에 슬쩍슬쩍 쉽게 생각해 버린다.
따라서 디자인의 무엇이 보호해야 할 지적재산인지도 모르고 있다.
또 무엇을 무단으로 취하면 범죄행위가 되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점차 잦아지고 있는 각종 특허분쟁이나 산업스파이 문제에서 주로 한국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정황을 증명한다.
디자인이 재산이라면 기업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돈에만 매일 신경을 쏟을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와 지식 그리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보호할 것은 보호하고 지불해야 할 것은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와 지식을 통해 산출되는 디자인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려는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기업경영에 있어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를 구분할 줄 모르는 무지의 결과이며 이러한 경영자의 태도는 기업의 장래를 심각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필자가 디자인을 지적재산으로 각인하게 된 것은 오래 전 미국에서의 뼈저린 경험 때문이다.
디자이너 초년병 시절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디자인한 나는 미국 오티스사의 디자인 책임자를 만났었다.
그에게 나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더니 적극적으로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한 설계도를 그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막 가방을 열고 포트폴리오를 꺼내려는 순간 그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특허를 출원했느냐"고 물었다.
아직 안했다고 하자 그는 "절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얼떨떨해진 내게 그는 이유를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만약 자기 팀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을 자체 개발하게 될 경우 모방시비나 특허분쟁에 빠질 염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미리 내가 특허를 확보해 놓는다면 명백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수가 있으므로 우선 특허를 신청한 다음 보자고 했다.
그의 태도는 지적재산의 보호가 생활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디자인이 중요한 지적인 재산이라는 것을 늘 체감하면서 사는 선진 기업인의 자세이기도 하다.
나는 그 길로 특허를 신청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까지 거의 모든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특허로 보호하고 있다.
이것은 결코 내가 유난스럽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다.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회사들은 물론 일반기업들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자인 하나 때문에 넘어지던 기업이 다시 일어나고 잘 나가던 기업이 흔들리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떤가.
최근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 유입되는 가짜 물건중 한국산이 세번째로 많다고 한다.
절치부심 노력함으로써 해외의 일등품을 따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쉽게 일등품 행세를 하다 들통이 난 것이다.
"해적" 행위의 대부분이 디자인 문제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디자인을 기업의 중요한 재산으로 보기는 커녕 "아는 처지에 대충 그려달라"거나 "저녁 한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은 간단치 않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결코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아직 중국 홍콩은 우리보다 더 심하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일과성의 작은 기사로만 취급할 뿐 국가 이미지 개선과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거짓말을 잘하는 못믿을 국민 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누가 거짓말쟁이와 거래를 하려 하겠는가.
만약 해야 한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디자인을 지적재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훔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무지가 빚어낸 또 하나의 성수대교 참사다.
ceo@designatoz.com
정보사회의 도래와 지식경제로의 진입은 정보와 지식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보는 단순히 떠도는 소문이나 불필요한 자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도 학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학식과는 구별된다.
끊임없이 발생되는 새로운 문제와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나갈 능력으로서의 정보와 지식이며 당연히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디자인은 기업이나 국가의 중요한 지적자산중의 하나다.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외관이나 기능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혁신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집단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톰 피터스가 디자인을 일컬어 "21세기 기업이나 국가의 핵심역량"이라고 주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디자인이 재산이라는 의식이 결코 뿌리깊게 파급되지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적재산의 중요성은 들어서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디자인이 기업의 "재산"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유조차 불분명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불분명하기 때문에 슬쩍슬쩍 쉽게 생각해 버린다.
따라서 디자인의 무엇이 보호해야 할 지적재산인지도 모르고 있다.
또 무엇을 무단으로 취하면 범죄행위가 되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점차 잦아지고 있는 각종 특허분쟁이나 산업스파이 문제에서 주로 한국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정황을 증명한다.
디자인이 재산이라면 기업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돈에만 매일 신경을 쏟을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와 지식 그리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보호할 것은 보호하고 지불해야 할 것은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와 지식을 통해 산출되는 디자인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려는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기업경영에 있어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를 구분할 줄 모르는 무지의 결과이며 이러한 경영자의 태도는 기업의 장래를 심각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필자가 디자인을 지적재산으로 각인하게 된 것은 오래 전 미국에서의 뼈저린 경험 때문이다.
디자이너 초년병 시절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디자인한 나는 미국 오티스사의 디자인 책임자를 만났었다.
그에게 나의 아이디어를 설명했더니 적극적으로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한 설계도를 그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막 가방을 열고 포트폴리오를 꺼내려는 순간 그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특허를 출원했느냐"고 물었다.
아직 안했다고 하자 그는 "절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얼떨떨해진 내게 그는 이유를 찬찬히 설명해 주었다.
만약 자기 팀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을 자체 개발하게 될 경우 모방시비나 특허분쟁에 빠질 염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미리 내가 특허를 확보해 놓는다면 명백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수가 있으므로 우선 특허를 신청한 다음 보자고 했다.
그의 태도는 지적재산의 보호가 생활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디자인이 중요한 지적인 재산이라는 것을 늘 체감하면서 사는 선진 기업인의 자세이기도 하다.
나는 그 길로 특허를 신청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까지 거의 모든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특허로 보호하고 있다.
이것은 결코 내가 유난스럽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다.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회사들은 물론 일반기업들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자인 하나 때문에 넘어지던 기업이 다시 일어나고 잘 나가던 기업이 흔들리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떤가.
최근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 유입되는 가짜 물건중 한국산이 세번째로 많다고 한다.
절치부심 노력함으로써 해외의 일등품을 따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쉽게 일등품 행세를 하다 들통이 난 것이다.
"해적" 행위의 대부분이 디자인 문제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디자인을 기업의 중요한 재산으로 보기는 커녕 "아는 처지에 대충 그려달라"거나 "저녁 한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은 간단치 않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결코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아직 중국 홍콩은 우리보다 더 심하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일과성의 작은 기사로만 취급할 뿐 국가 이미지 개선과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거짓말을 잘하는 못믿을 국민 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누가 거짓말쟁이와 거래를 하려 하겠는가.
만약 해야 한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디자인을 지적재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훔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무지가 빚어낸 또 하나의 성수대교 참사다.
ceo@designato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