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한 무리의 젊은 직원들이 근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로그스피어 등 이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한가지 색다른 광경은 게임을 하는 이들의 손이 컴퓨터 키보드가 아닌 가오리 모양의 작은 기계에 얹혀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름아닌 PC게임 전용 컨트롤러 개발업체인 아이디즘(대표 장길순)의 직원들이다.

회사를 설립한지 1년도 채 안되는 이 회사가 올 2월 "큰일"을 저질렀다.

게임유통업체인 감마니아코리아와 1천만달러어치의 대형 수출계약을 맺은 것.4월초 첫 선적을 시작으로 1년간 40만대의 자사 제품을 대만으로 내보내게 된다.

아이디즘이 대만에 수출하는 "스페이스 데블피쉬(우주 가오리)"는 30여개의 키로 구성돼있는 PC게임 전용 컨트롤러.자신만의 키 조합을 만들거나 2~3가지의 키를 동시에 눌러야 하는 과정을 키 하나로 통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진동 모터를 내장해 레이싱 액션 게임에서 표현되는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회사 장길순(39)사장은 "사무용으로 만들어진 키보드의 1백여개 키중 게임에 실제로 사용되는 것은 30개도 채 되지 않는다"며 "게임 환경은 물론 일상업무 등에도 사용하기 편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국내에 출시된 이 제품은 2개여월만에 3천대이상이 팔려나갔다.

"가오리 마스터즈"라는 동호회가 생길 만큼 게이머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장 사장은 "무선기능을 추가하는 등 제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한편 인터넷 채팅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통합기능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이 회사의 매출 목표액은 2백40억원.국내외에 연 90만대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설계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은 8명의 직원들이 맡고 있다.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은 키보드 전문생산업체인 세진전자가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게임개발업체와 컴퓨터 제조업체들과의 업무 제휴는 물론 세계 PC게임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북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사업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02)6300-4488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