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허브는 구매물품의 특성에 따라 구매프로세스를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오프라인의 다양한 구매경험을 온라인에 구현하기 위해 각각의 솔루션을 개발한 것입니다. 구매에 관한한 외산솔루션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아이컴피아의 정혜영 사장은 지난해말 국내 B2B솔루션 시장에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 창업한 이 회사는 와이즈허브라는 솔루션을 앞세워 한국통신 구매시스템,섬유패션 e마켓플레이스인 파코스닷컴(www.fakos.com),현대석유화학 구매시스템을 잇달아 수주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에는 대형 MRO(기업소모성자재) e마켓플레이스인 코리아e플래폼(KeP)의 사이트 구축사업을 따냈고 올해는 컨버지코리아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성과도 거뒀다.

덕분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지 5개월만에 26억원의 매출과 1억7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아이컴피아와 협력을 원하는 컨설팅회사나 솔루션 기업들이 줄지어 정 사장의 방을 두드리고 있다.

아이컴피아가 국내 B2B솔루션 분야에서 이처럼 눈부신 성장을 한 것은 구매업무를 직접 담당했던 인력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의 구매과정을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옮긴 솔루션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정사장은 삼성전자에서 15년동안 구매파트에서 근무한 구매전문가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글로벌 구매시스템인 "글로넷"의 기획과 구축을 담당했다.

정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구매분야의 프로세스 혁신에 나서게된 것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AST라는 기업에 파견근무를 했을 때부터다.

당시 그는 결국 파산한 AST보다 삼성전자가 나은게 없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귀국한 뒤 그는 구매시스템의 혁신방안을 만들어 회사에 제안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구매물량은 연간 무려 20조원.시설투자를 제외한 14조원이 원자재구매고 그중 절반인 외국에서 수입하는 해외부자재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해외부자재의 재고를 3개월치나 보유해야했었다.

99년4월 글로넷이 본격 가동되면서 삼성전자의 구매시스템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구매부서 인원이 1천8백50여명에서 9백50여명으로 줄었고 평균 재고일수도 75일에서 18일로 단축됐다.

직접적인 비용절감분만도 1조5천억원에 달했다.

정 사장은 글로넷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컴피아의 B2B솔루션인 와이즈허브를 개발했다.

이 때문에 와이즈허브는 혁신적인 구매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있다는게 정사장의 설명이다.

정 사장은 올해 국내 B2B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B2B기업중 성공사례만 나온다면 수익모델 부재로 허덕이던 B2B시장도 급변할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정 사장은 아이컴피아가 사이트를 구축한 "파코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재고물품이나 잉여품을 해외바이어에 팔아 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정사장은 전망하고 있다.

아이컴피아의 솔루션은 외국제품 못지 않은 고가다.

정 사장은 일부러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그는 자신이 구축한 e마켓플레이스의 성공을 위해 공동의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햇다.

e마켓플레이스가 성공해야 솔루션업체도 살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정 사장은 올해 일본과 동남아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온라인비즈니스에 적합한 새로운 B2B2B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또 해외진출을 도와줄 수 있는 해외유명 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유치도 성사단계에 와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