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옷 값에 가격파괴 열풍이 불고 있다.

nSF 지앤코 MK트렌드 등 캐주얼 의류업체들은 2월 하순부터 내놓은 올 봄 신상품 가격을 전년대비 10∼30% 낮췄다.

지오다노코리아 후아유코리아 등 봄 상품 가격을 작년 수준으로 묶어둔 업체들도 5월부터 선보이는 초여름 상품 가격을 10%정도 내릴 계획이다.

제일모직 사보이INC MF트레이딩 등 다른 캐주얼 의류업체들 역시 가격인하를 검토하는 등 가격파괴 열풍은 캐주얼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해마다 10%가량 가격을 올려왔던 예년과는 극히 대조적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자들의 저가의류 선호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옷값 얼마나 내렸나=nSF는 캐주얼브랜드 WWS의 가격을 하향조정했다.

봄시즌 판매 주력품목인 면스웨터 가격을 30% 내려 3만3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나머지 품목들도 10∼15% 내렸다.

점퍼가 8만3천∼13만원,청바지가 7만3천∼8만3천원이다.

지앤코는 스포트리플레이의 봄 신상품 가격을 20%가량 내렸다.

점퍼 값이 작년 11만8천원에서 9만5천원으로,청바지 값이 7만2천원에서 5만8천원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의 신명은 감사는 "요즘 손님들은 색상이나 디자인보다 가격을 더 중시한다"며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소비자 반응=작년 하반기부터 지난 2월초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의류 매출이 가격인하이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매입부 진창범 팀장(캐주얼의류팀)은 "지난달 중순 의류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한 봄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놓자마자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 팀장은 "2월 마지막주는 작년보다 20%가량 매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최근 백화점 의류매출 신장률이 10%대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신장세다.

스포트리플레이 판매사원(롯데 잠실점) 김송희씨는 "지난달 말부터 기본 디자인의 점퍼와 바지가 나가기 시작해 하루 평균 1천만원어치 이상 팔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인하경쟁에 동참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중 가장 저가제품을 내놓았던 후아유는 여름상품 가격을 작년대비 10%이상 낮출 계획이다.

지오다노도 3만원대의 면바지를 5월부터 2만원대로 끌어내릴 예정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쟁 업체가 가격을 내리는데 혼자 기존의 가격대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해외생산 비중을 늘리고 정상판매율을 높이는 방법을 동원해 적어도 올 하반기에는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의류 가격 인하현상이 캐주얼뿐 만 아니라 여성복과 남성복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