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과 관련된 소송이 잇따르는 것은 그만큼 대우그룹의 자금거래가 복잡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경영''이란 기치 아래 각 국에서 자금거래를 했던데다 본사와 해외법인간 지급보증 등으로 자금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같은 소송 사태는 채권단과 대우계열사에 시간 및 비용 부담을 증가시켜 결국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자체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잇따른 국제소송=제일은행은 대우에 지급보증선 것과 관련해 일본 닛쇼이와이로부터 9천7백만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당해 최근 미국 뉴욕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재판에서 패소했다.

이에앞서 제일은행은 1천5백만달러를 대지급했지만 닛쇼이와이측은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소송을 청구했다.

닛쇼이와이는 제일은행이 지급보증을 선 점을 감안해 지난해 자산관리공사가 일괄적으로 대우그룹의 해외채권을 사들였을 때 매각 신청을 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비싼 값에 국내 채권단에 넘기기위한 협박성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L.D.M 테크놀로지 등 해외채권자들은 서울지방법원에 "회사분할 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해외채권자들은 (주)대우가 3개사로 분할을 결정할 때 채권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대우 관계자는 "이들 해외채권자들의 목적은 비싼 값에 자신들이 가진 해외채권을 국내 채권단에 넘기려는 것"이라며 "협상을 통해 소송 취하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차질 우려=이같은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우구조조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하반기 대우그룹 해외채권자들로부터 신고를 받아 이들이 보유한 채권을 32.2%의 할인가격에 사줬었다.

하지만 일부 채권자들은 이같은 할인가격이 너무 싸다며 자산관리공사에 넘기기를 거부했고 그 금액은 전체 해외채권 39억7천만달러중 5억5천4백만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언제든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송이 늘어나면 결국 대우그룹의 구조조정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해외채권자들의 소송에 따라 (주)대우의 회사분할이 무효 판결이라도 받게 되면 대우의 구조조정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해외채권 매입가격을 높여주는 것은 채권단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킨다.

이미 할인가격에 채권을 팔았던 다른 채권자들이 형평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해외채권자들과 개별협상을 통해 당초 제시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인 적도 있다"며 "(주)대우의 경우 회사를 분할해 새롭게 출발하고 있는데 이처럼 소송이 잇따르면 그만큼 비용부담이 커져 구조조정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