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네트워크 통합)는 SI(시스템통합)의 한 분야에 속한다.

NI업체들이 주로 해외에서 장비(하드웨어)를 도입해 구축하는 일을 하는데 비해 SI업체들은 NI 외에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개발해 공급하는 일까지 포괄적으로 취급한다.

이는 대표적 SI업체들이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포스데이타 동양시스템즈 신세계아이앤씨 등 대기업 계열사로 그룹의 시스템 구축업무를 도맡아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반면 NI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NI업체들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업종중 하나였다.

국내에서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NI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미국 증시에서도 네트워크 장비공급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지난해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은 SI보다 좋다=대부분의 NI업체들은 지난해 성장가도를 달렸다.

에스넷시스템 코리아링크 뉴씨앤씨 등이 1999년에 비해 두배 이상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네트 케이디씨정보통신 등도 두배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등록)된 SI업체 가운데 두배 이상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신세계아이앤씨뿐이다.

마진율(영업이익률)에서도 NI업체들이 SI업체를 앞서고 있다.

에스넷시스템 코리아링크 인네트 등 주요 NI업체들은 마진율이 10%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SI업체중에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곳은 거의 찾기 힘들다.

NI업체가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SI업체를 앞지르는 것은 기업들의 네트워크 통합에 대한 수요가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NI업체의 경우 한정된 업무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SI업체에 비해 고정비가 적게 소요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적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코스닥시장에선 에스넷시스템 인성정보 코리아링크 인네트 케이디씨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인 NI업체로 분류된다.

또 거래소 상장기업인 콤텍시스템,장외업체인 데이콤인터내셔널 뉴씨앤씨 등도 잘 알려진 NI업체다.

이중 에스넷시스템과 데이콤인터내셔널은 대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다.

에스넷시스템은 199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 네트워크 구축이 주력 사업이다.

데이콤인터내셔널은 데이콤이 대주주인 회사다.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그룹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의 네트워크 구축이 주력사업이다.

지난해 가장 호황을 누린 곳은 장외기업인 뉴씨앤씨다.

지난해 매출액은 4백18억원으로 1999년보다 2백39.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백36% 늘어난 2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규모나 업계 지명도 면에선 다소 처지는 편이다.

인성정보와 콤텍시스템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999년에 비해 감소했다.

인성정보의 경우 영업이익도 감소세였다.

인성정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억원으로 1999년에 비해 2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31% 줄어든 32억원에 불과했다.

인성정보 관계자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링크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2.6%로 가장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백42억원 매출에 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인성정보와 케이디씨정보통신은 4%대의 영업이익률에 그쳤다.

이진영 케이디씨정보통신 재무담당 이사는 "전국 시·도에 1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 고정비가 많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지점망을 활용해 기업의 원거리통신망(WAN)업무까지 취급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익기반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한다=NI업체들은 대부분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로부터 장비를 도입한뒤 이를 조금 변형해 국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 PC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장비 판매와 네트워크 구축 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자 하드웨어 유통에 의한 성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실제 인성정보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으며 다른 업체들도 하반기들어 신규수주가 급감했다.

NI업체들은 이에 따라 단순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유지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탐지하고 개선해주는 솔루션인 NMS(네트워크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 도움말 주신 분=이시훈 현대증권 선임연구원 >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