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달러/엔 환율에 휘둘린 끝에 이틀 만에 다시 1,270원대에 복귀했다.

아시아 통화는 대부분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으며 달러/엔 환율의 120엔 도달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 마감가 1,264.80원보다 8.60원 높은 1,27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이날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일 환율은 1,273.30원에 마감된 바 있다.

환율이 1,270원을 넘어서면서 아래쪽으로 탄탄하게 받쳐지는 형국이며 환율 상승을 막을 재료는 빈약해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움직임 역시 달러/엔 환율이 쥐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270원이 지지되고 있어 쉽게 환율하락으로 다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달러/엔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1,270∼1,280원 사이에서 내일 거래 범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오늘 밤중 120엔대를 테스트 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다소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1,240∼1,280원 범위의 박스권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율은 오후 들어 달러/엔 환율이 하야미 일본중앙은행(BOJ)총재의 발언에 자극받아 119엔대를 돌파하자 1,270원을 쉽게 뚫고 올라섰다.

하야미 총재의 엔화매도개입을 통해 엔약세를 유도할수 있다는 발언이 달러/엔 환율을 자극했다. 또 시장에서 그의 발언에 대해 ''진실성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 달러/엔 환율은 119.60엔을 넘어서는 고공행진에 나섰다.

환율이 1,274원을 넘어서자 국책은행에서 상승저지 물량을 내보내 적극적으로 환율상승 속도를 제어, 장 막판 오름폭을 줄였다.

이날 저점은 개장가 1,262원, 고점은 1,275원이었으며 하루 변동폭은 13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823억원, 210억원에 이르는 순매수를 기록하고 종합주가지수도 568.64로 전날보다 강보합으로 마감했으나 외환시장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달러화는 앞서 오전장에서는 전날보다 2.80원 낮은 1,262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틀째 하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역외에서 저가매수에 나서고 달러/엔이 상승하자 오전 10시 17분 경 전날 마감가 수준을 넘어서면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오전 거래는 1,269.60원에 마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