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경제논리에 입각해 정부 정책에 대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첫 공개모집 연구원장으로 뽑힌 강봉균(58) 원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치 논리에 의해 훼손되는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장관 출신이 KDI원장 공모에 응하게 된 동기는.

"경제개혁의 걸림돌 중 하나는 지식인 사회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식인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 KDI다.

하지만 KDI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 정책에 대한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동안 정부 요직에 있으면서 내가 얻은 경험을 활용해 KDI를 한국 경제의 싱크탱크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게 의무라고 생각했다"

-연구원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정부 정책에 대한 사전 비판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회의에 KDI 연구원들이 적극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정부 대학 연구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자료도 공유하도록 하겠다"

-특정 정당(민주당)에 몸담은 정치인이 국책 연구소 원장으로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있었다.

"지원서를 내던 지난달 19일 탈당계를 냈다.

선거 이후엔 당에 관여한 일도 거의 없고 앞으로 정치권에 복귀할 생각도 없다"

-KDI 연구원 가운데는 관료 출신 원장에 대한 반대론도 많았다는데.

"나는 다른 관료와 달리 사무관시절부터 근 20년을 ''기획''쪽에서 일했다.

규제완화 재벌개혁 등을 추진해 정부안에서도 야당으로 통했다.

관료식으로 연구원을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다.

연구원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토론하는 문화를 형성해 갈 계획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