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한 7일(한국시간)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김 대통령의 방미관련 뉴스를 1면 주요 뉴스와 사설, 기고문 등으로 일제히 다뤘다.

그러나 회담의 주요 의제인 대북포용정책의 필요성에 있어서는 언론간에 서로 다른 시각을 보였다.

뉴욕 타임스는 ''한국의 지도자 미국방문''이란 사설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서의 첨예한 군사대치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한.미정상은 한반도 긴장완화의 기회를 잡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은 새롭고 보다 안정적인 아시아 질서 출현의 중심축이 될지 모른다"면서 "김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로 매우 시의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의 논조는 달랐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김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은 한.미 양국의 안보를 불안하게 했다"면서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대북유화정책을 지속시키고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무산된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되살리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의 한.러 공동성명과 관련,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는 한국 등 미국의 우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공동성명은 정도가 지나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