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환율이 20개월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백20엔을 넘어서는 등 엔저현상이 가속화함에 따라 엔-달러환율 동향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엔저현상은 증시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엔저와 함께 원화가치도 절하되고 있어 수출비중이 큰 중소형주는 단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20엔선을 넘어설 경우 일본업체와 해외시장을 놓고 경쟁관계인 국내업체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업체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수출시장을 파고들 경우 그렇지 않아도 경기하강에 시달리는 국내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이를 근거로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20엔을 넘어서지 않아야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만일 엔화환율이 1백20엔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상승세(엔화가치 하락세)를 보일 경우 주가 상승세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은 그러나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작년 11월중순이후 시작돼 연말까지 지속된 달러화강세 현상때 환율상승 수혜종목으로 부상했던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증권은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한국전기초자 한세실업 베네데스 디피씨 나자인 대륭정밀 등을 꼽았다.

전기초자의 경우 매출액의 99.9%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원료수입가격의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엔저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닥 등록종목중에선 호스텍글로벌(구 동미테크) 에프와이디 코코 한길무역 등의 수출비중이 1백%에 달한다며 단기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SK증권은 그러나 대형주의 경우 수출비중이 높더라도 그에 따른 원재료 수입비중도 높아 원화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