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프리텔이 오는 6월 서비스에 들어갈 2.5세대 이동전화 IS-95C(CDMA2000-1x) 장비의 지역망 공급권을 현대전자에서 삼성전자로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SK텔레콤의 IS-95C망 장비공급업체로 선정된 삼성전자는 2위 사업자인 한통프리텔의 전국망 장비 공급권까지 확보해 앞으로 3조원대에 달하는 국내 이동통신시스템 장비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해 8월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제주 등 5대 광역시의 IS-95C용 교환기(MSC)와 기지국제어기(BSC) 장비공급 계약을 맺은 현대전자측에 최근 장비공급 지연을 이유로 계약파기 공문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한통프리텔은 공문에서 "1차 공급시한인 지난해말까지 장비를 공급하지 못해 2월초까지 공급시한을 연기했으나 최근 테스트 결과 교환기와 기지국제어기간의 연결이 불안정하게 나타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통프리텔의 계약파기 결정에 따라 1천억원 규모의 장비공급 프로젝트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연구개발인력과 자금을 투자한 현대전자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측은 이에 대해 "한통프리텔이 요구하는 시한이 너무 촉박해 스케줄을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며 "프리텔의 일방적인 계약파기와는 무관하게 공급권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통프리텔 관계자는 그러나 "현대전자 대신 수도권 지역의 망구축 장비공급을 끝낸 삼성전자에 나머지 5대 광역시에 대한 장비공급권도 맡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한통프리텔의 IS-95C 전국망 구축에 독점 업체로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SK텔레콤의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망구축업체로 선정된 상태다.

여기에다 SK텔레콤은 영호남지역 망구축업체로 선정한 루슨트가 공급지연 등의 문제를 보이고 있어 공급업체를 삼성전자 등으로 재선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이동전화 시장 1,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의 IS-95C망 장비공급권을 독차지할 경우 앞으로 이동통신 시스템장비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게 될 전망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