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기주총의 최대 쟁점은 역시 이건희 회장의 아들 재용씨의 경영 참여 문제였다.

참여연대와 회사측은 이 부분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주주 강용석씨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 재용씨와 큰 딸 부진씨가 각각 부장과 과장으로 재직중인 것으로 아는데 입사 시기와 업무 내용 등을 알려 달라"고 물었다.

참여연대 김기식 정책실장은 "입사 직후 유학만 다녀온 재용씨가 이들을 제치고 어떻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재용씨가 사실상 삼성전자에 위장취업한 후 여러가지 혜택을 보고 있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장인 윤종용 부회장은 "재용씨를 사내 이사로 승진시켜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이는 경영판단에 해당하는 사항인 만큼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재용씨는 91년 공채 32기로 입사해 현재 부장으로 해외연수중이고 큰 딸 부진씨는 휴직중"이라면서 "재용씨의 경우 통상 회사가 부담하는 연수비를 받지 않고 있으며 회사 복귀 조건으로 급여만 지급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재용씨도 삼성전자가 키우고 있는 인재 5백여명중 한명인 만큼 회사 내규에 따라 승진을 결정할 것"이라며 "98년부터 3년간 채용한 5백29명의 해외 석.박사중 22명이 임원으로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또 오너 후손의 경영 참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토로라도 창업자의 손자가 회장을 하고 있고 포드도 증손자가 회장"인 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재용씨를 기획담당 상무보로 내정한 상태이며 금명간 임원 인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맞서 참여연대는 재용씨가 편법 상속 등과 관련한 이해 당사자인만큼 경영 참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