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현재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투자기업은 모두 1천5백17개사.

1998년 말(1천16개사)보다 49.3%, 99년 말(1천2백41개사)에 비해 22.2% 늘어날 정도로 외국인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때는 아니다.

당장 지난해 노사분규가 난 외투기업은 31개사.

99년(9개사)보다 2백44.4%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중 전체 노사분규 증가율은 26.3%에 그쳤다.

이 와중에도 뛰어난 경영실적과 안정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외투기업도 적지 않다.

노동부는 9일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리조트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외국인 투자기업 노사관계 모범사례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후지제록스, LG필립스LCD, 서울하인즈, FAG 한화베어링, 한국요꼬가와전기, 한국다반, 한국휴렛팩커드 등 7개사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발표회가 끝난 뒤 노.사.정 대화의 시간과 한마음 촛불행사 등을 통해 상호협력을 다짐했다.

노부야 다카스키 한국후지제록스 대표이사는 이날 "회사의 전 임직원이 2개월에 한 번씩 모여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Talk Plaza''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하고 활력넘치며 친근한 회사를 만드는데 노사가 노력한 결과 총자산 수익률(ROA)이 95년의 2.5%에서 지난해 5.2%로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존 엘리어트 서울하인즈 대표이사도 "하인즈가 서울식품 지분을 확보한 직후인 지난해 2월 조사한 결과 임직원의 불만은 임금이 동종 업계보다 너무 낮다는 것으로 요약됐다"며 "같은해 3월 5년내 수익을 3배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비전을 선포한 뒤 경영혁신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장 루드노 FAG 한화베어링 상무는 "대화와 실적 공개를 통해 노사간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며 "작년말 종업원에게 2백75%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 변재환 노조위원장은 "IMF사태 이후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면서 지난 96년만 해도 40%에 육박했던 불량률이 지난해에는 6%로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한국다반 김한국 노조위원장은 "조합에서 경제상황과 경영실적 등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면서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연공서열에서 탈피한 ''직능자격제''와 직무적성에 따라 개인별로 평가하는 ''자기신고제''를 활용해 21세기 디지털경영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한국요꼬가와전기 김희곤 기획관리실장)는 설명과 "인간을 배려하는 경영이념 아래 노사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의사결정도 빨리 이뤄지고 있다"(한국휴렛팩커드 임광동 전무)는 ''자랑''이 계속됐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