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감사 자리를 정부나 금감원 한국은행 등 공직출신 인사들이 장악해 또다시 ''낙하산 인사'' 시비가 일고 있다.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측은 공직자들이야말로 은행의 내부통제에 경험이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계에선 감사자리가 대정부 로비창구나 퇴임인사들이 차지하는 회전의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9일 금감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22개 은행의 감사중 공직출신자(내정자 포함)는 16명으로 72.7%에 달하고 있다.

공직자 출신 감사비율은 지난 99년 12명(50%)에서 지난해엔 15명(68.2%)으로 늘었고 올들어서도 이처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주총에선 공직출신자 6명이 한꺼번에 은행 감사로 내려간다.

대부분 기존 공직출신 감사들을 다른 공직자들로 얼굴만 바꾼 것.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는 한빛 광주은행에는 각각 박진규 재경부 홍콩재경관과 양동혁 금감원 국장이 선임됐다.

또 조흥(김상우 금감원 부원장보) 외환(하평완 한은 은행국장) 서울(장광용 금감원 기획조정국장) 부산은행(김종수 금감원 은행검사2국장) 등은 감사후보로 내정된 상태다.

현직으로는 국민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은 재경부와 조달청 출신이 감사로 앉아있고 하나 대구은행은 금감원 출신, 신한 한미 전북 제주은행은 한은(옛 은감원 포함) 출신이 감사로 앉아 있다.

공직 출신 감사 16명의 출신성분은 △공무원 5명 △금감원 6명 △한은 5명으로 금융감독권을 행사하는 기관들이 골고루 나눠 먹은 결과로 나타났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