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외부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데다 전날 더블위칭데이 리스크에 흔들리며 나흘에 걸친 오름세를 끝내고 큰 폭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다음, 새롬기술, 한컴 등 인터넷주가 약세로 빠지면서 이틀 상승분을 덜어냈다.

그동안 불안한 오름세를 주도하던 투자심리가 결국 취약함을 드러냄에 따라 조정기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52포인트, 2.33% 내린 565.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565.76으로 마감, 전날에 비해 1.44포인트, 1.85%가 하락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야후가 나스닥 지수를 2,100대로 끌어내린데 이어 장 종료후 인텔 주가가 반락하면서 국내 증시를 시름에 빠뜨렸다.

이와 함께 달러/엔 약세가 이어지면서 동남아 통화에까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 것도 심리 위축에 일조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98년 10월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0,000루피아를 돌파하는 초약세를 보였다.

전날 더블위칭데이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오름세를 유지했으나 이날 리스크 여파가 전파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진 것도 지수하락을 부추켰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사흘연속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1,850억원에 달했으며 매수물량은 425억원에 그쳤다.

종합지수의 하락을 이끈 것은 블루칩들의 부진이었다. 주총일을 맞은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전날 막판에 이어 순매도를 유지, 19만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현대차의 경우 다임러와의 합작설로 장중 상승기운을 띠기도 했으나 이내 아래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포항제철만 유일하게 외국인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500원이 오른 10만1,500원을 기록했다.

개별 중소형 전자·전기, 의약품 등이 산발적으로 상승키도 했다.

김인수 신영증권 거래소 팀장은 "지수관련주, 증권, 은행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이 뚜렷했다"면서 "최근 지수 상승은 기술적 반등이외의 의미부여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화 약세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외국인도 환차손을 우려, 시장개입여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여 다음주는 550을 지지선으로 시험하게 되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도 전날의 활발한 모습은 상실한 채 외적인 상황에 휘둘리는 양상을 보였다.

인터넷-통신주가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기업 중 LG텔레콤과 엔씨소프트만이 올랐다. LG텔레콤은 50원이 오른 4,670원, 엔씨소프트는 400원이 오른 9만5,500원을 기록했다.

전날 야후 코리아와의 합병설로 주가를 높였던 다음은 이날 1,400원이 내린 2만8,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에 의해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은행은 30원 낮은 3,5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강관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전날 오른 것이 이날 다 털어지는 분위기였다"고 전하고 "외부적으로 긍정적인 재료나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없어 조정기간이 필요할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비싼감이 있는 기업들도 있어 보여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