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달러/엔 상승)가 국내 무역수지는 물론 기업의 부채상환부담을 증가시켜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대만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달러/엔 환율 상승은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 반면 달러/대만달러(NTD)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엔화약세가 한국 및 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달러/원 상승을 촉발한 달러/엔 상승

지난 2월 20일경 1,230원대를 기록하던 달러/원 환율이 최근 1,270원대를 선회하면서 상승무드를 타는 것은 달러/엔 환율의 급등에 따른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후 올 1월 중순이후 안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당 120엔에 육박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편 달러/NTD 환율은 대만내 정치 및 경제상황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아 달러/엔 환율이 NTD화에 미친 영향은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엔화, NTD화의 상승률은 지난 99년말 이후 최근까지 각각 14.4%, 17%, 3.1%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이후 최근까지는 달러/엔은 4.8%, 달러/원은 0.7% 올랐으나 달러/NTD는 오히려 2.2% 하락했다.

◆엔화약세의 영향

엔화약세는 일본 제품의 수출가격을 하락시켜 한국과 대만의 수출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일본은 두 나라의 주요 수출시장임과 동시에 자본재 및 중간재의 가장 중요한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5대 수출품인 석유화학, 기초금속, 전자제품, 기계장치 및 차량운반구(선박 포함)와 한국 수출품이 겹치는 비율이 82.5%로 대만의 57.5%에 비해 매우 높아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지난 2월 메릴린치는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가 5% 하락할 경우를 상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엔화가치 하락에 대해 원화가치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한국 무역수지는 21억달러(GDP의 0.5%)가 악화되나 NTD는 2.3억달러(GDP의 0.1%)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엔화가치 하락에 양국 환율이 같은 비율로 하락할 경우 한국 무역수지는 44억달러(GDP의 1%)가 개선되고 대만은 39억달러(GDP의 1.2%)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 외환당국이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을 용인할 수밖에 없으며 하락폭에 있어서도 엔화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메릴린치는 아울러 주가와 관련, "한국의 대외부채 규모가 대만보다 크기 때문에 기업의 부채상환부담 증가로 한국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대만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경 달러/엔 130엔

지난해말부터 엔화약세가 유지된데는 일본 경기침체 및 금융부실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재정은 ''붕괴''수준에 육박하고 있으며 제로금리 복귀도 경기부양 효과를 그다지 낼 수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금융기관 구조조정 부진은 3월 위기설을 촉발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경제의 당면 문제점들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엔화가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도이치방크는 최근 전망을 통해 12개월 후 달러당 130엔까지 엔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반면 JP모건은 6월말까지 125엔까지 상승후 다시 하락해 연말경 119엔까지 엔화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